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재판부가 선고 공판(15일)을 'TV 생중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생중계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민주당은 줄곧 '이재명 무죄' '검찰 증거 조작' '정치 기소'라고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민주당도 '재판 생중계'를 요구해야 했다. 하지만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생중계는 '망신 주기'나 다름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에게 무죄 선고가 나면 민주당이 주장해 온 검찰의 조작 수사, 정치 기소가 만천하에 드러날 텐데, 생중계를 반대하다니 참 희한(稀罕)한 일이다. 결국 민주당이 해 온 말들이 새빨간 거짓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재판부는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 이익을 위해 형사재판 생중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특히 이 대표처럼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면 생중계를 허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 1심 선고 공판 당시에도 방송을 허가한 바 있다.
법원은 어째서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불허했을까? 재판부가 선거법 위반 사건 판례와는 거리가 먼 판결을 내리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疑懼心)을 떨칠 수 없다. 유죄를 선고하되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는(유죄이되 실제로는 처벌 효과가 없는) 100만원 미만 형을 선고하거나, 100만원 이상을 선고하면서도 2심에서 100만원 미만 벌금형이 나올 여지를 만들어 주는 선고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운 것이다. '법대로'가 아닌 '정치 판결'을 하자니 논리가 궁색하고, 앞뒤도 안 맞는 설명을 덧붙이자니 낯부끄러워 '생중계를 불허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는 말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 형을 선고해 이 대표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고, 5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며, 민주당이 선거 보전 비용 434억원을 반환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리자면 판사도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 부담을 감당하는 것이 법관의 임무다. 부디 법원이 이재명을 살리자고 '선거법'을 죽이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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