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전망에 트럼프 테마주 강세… 달러·금값 고공행진

입력 2024-10-22 18:30:00 수정 2024-10-22 20:19:51

원·달러 환율 다시 상승세… 22일 종가 1천380.1원 기록
금·달러 등 안전자산 선호, 비트코인은 9천200만원대로
방산 분야, 원자력·에너지 등 '트럼프 테마주' 주가 급등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유세 도중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유세 도중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테마주'로 묶인 주식 종목들은 당선 이후 수혜 기대감이 번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트럼프 승기 잡나…환율·비트코인 들썩

22일 국내 자금중개사 서울외국환중개(SMB)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천380.1원으로 나타났다. 하루 전보다 4.9원 오른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천38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7월 30일(1천385.30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1천307.80원에서 이날까지 72.3원 상승했다. 중동지역 군사 대립이 고조된 지난 4월 연고점(1천394.50원)을 찍은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강달러' 현상을 부추겼다.

달러와 함께 '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9천200만원대로 치솟았다. 이날 오후 5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개당 9천245만원에 거래됐다. 하루 전보다 29만2천원 오른 가격이다.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동지역 불안 등이 겹치면서 안전자산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 1g당 거래가는 12만6천80원으로 하루 만에 2천830원 치솟았다. 연중 최고가다. 각국 중앙은행 매수세까지 더해져 국제 금값은 내년 초순 온스당 2천9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종목 주가가 높은 변동성

주식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종목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방산분야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5%)와 LIG넥스원(+4.13%), 현대로템(+0.61%) 등이 이날 상승세를 보였다.

원자력·에너지 관련 기업도 강세다. HD현대일렉트릭은 3.29% 오른 32만9천500원에 장을 마감했고, LS일렉트릭 역시 1.25% 상승한 15만4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해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가능성이 점쳐지는 건설·인프라 종목, 금융규제 완화로 간접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기업 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비트코인 보유량이 높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가 최근 3개월간 21.6% 급등했다.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과 엑슨모빌, 방위 분야에선 록히드 마틴 주가 변동도 두드러졌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트럼프 트레이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며, 대선 이후 관세를 실제로 부과하면 IT, 소비재 등 피해 우려 업종 위주로 리스크가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코스피는 4.05p(0.16%) 내린 2,600.87로 개장했다. 코스닥은 1.23p(0.16%) 내린 758.72, 원/달러 환율은 3.9원 오른 1,379.1원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2일 코스피는 4.05p(0.16%) 내린 2,600.87로 개장했다. 코스닥은 1.23p(0.16%) 내린 758.72, 원/달러 환율은 3.9원 오른 1,379.1원으로 시작했다. 사진은 이날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