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 규모 30년간 150배 급증 일본 제치고 '3대 교역국'
대구경북 기업 진출 러시 이어져…인력 교류도 활발
아세안(AS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경제 도약의 주역 베트남이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올 상반기 목표치인 6%를 달성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일본을 제치고 한국 '3대 교역국'으로 발돋움했다.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을 이룬 성과다. 한국 기업도 아세안 공략을 위해 일찌감치 진출에 나섰고 최근 대구경북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공산 국가임에도 실용적인 외교 정책 및 경제 발전 전략을 채택하면서 주요 투자국이자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 3대 교역국…한국 직접투자 최다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과 세번째로 교역 규모가 큰 국가다.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과 수입은 각각 534억9천만달러, 259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275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수입·무역수지 등 3대 지표가 모두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교역 규모 794억3천만달러'로 베트남은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의 3대 교역국 자리를 지켰다. 교역 규모만 놓고 보면 2년 연속 일본(766억8천만달러)을 앞섰다.
올해 들어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대베트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280억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 지역 수출액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육박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무역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수교 당시 5억달러에 불과했던 교역 규모는 현재 150배 이상 커졌다. 2014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은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주요 대기업의 투자도 교역 규모 확대를 견인했다.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이 베트남 현지에 생산 공장을 마련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한 중간재를 수출하고, 베트남에서 완성된 최종 소비재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수출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조사 결과를 보면 1988년 이후 베트남 FDI(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총 4천689억달러로 이 가운데 한국의 투자액은 858억달러(18.3%)로 1위를 차지했다. KOTRA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베트남을 방문하며 투자유치를 약속했다. 공급망 개편에 따른 생산기지 건설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 대구경북도 긴밀한 공조
대구경북 역시 베트남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교역 규모가 큰 국가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누적 수출액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구와 경북이 각각 4.9%, 6.2%를 차지했다.
대구지역 대베트남 수출액은 2000년 기준 5천7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억1천800만 달러로 7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북의 대베트남 수출은 1억2천500만 달러에서 24억4천500만 달러로 무려 19배나 커졌다.
대구의 주력 수출품목은 섬유 직물, 자동차 부품 등 기반 산업 관련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엔 기계류, 반도체 부품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경북 역시 평판디스플레이, 철강 등 중간재 수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기업들의 현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공작기계 명문 대성하이텍은 베트남 박닌에 최근 생산기지를 완공했고, 전자부품 전문기업인 에스제이테크, 제일연마공업도 베트남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동남아 지역에 생산 거점을 확장하면서 베트남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관심받고 있다. 국내 유일 전기차용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성림첨단산업을 비롯해 주요 협력사들이 베트남 진출을 검토하거나 추진 중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교류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정부 주도의 IT 산업 육성으로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베트남과 연대를 형성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구시는 지난 7월 베트남 IT산업의 중심인 다낭에 대구 비즈니스 라운지를 개설한 바 있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이 활발해졌다가 다소 주춤한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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