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자영업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달라…정부는 자영업자 살려라

입력 2024-09-30 18:30:00

긴 폭염으로 높은 채소가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대구 북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작업자들이 입고된 배추를 하차 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긴 폭염으로 높은 채소가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대구 북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작업자들이 입고된 배추를 하차 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통령실이 10월 중으로 범부처 차원의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을 내놓는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 경감은 물론 금융지원 확대 등의 실질적 지원책이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30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상생 방안과 금융 지원, 시장 구조 개선 등을 담은 자영업 관련 종합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자영업자의 아픔을 덜어드릴 가장 핵심적 방안이 무엇인지 치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선 9월 초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수출이 호조세라고 하지만 그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고, 그 대표적 사례가 자영업자"라며 "자영업 문제에 대한 종합적 진단과 효과적 대책을 함께 마련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상태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석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자영업자 은행 연체율은 지난 7월 기준 0.69%를 기록했다. 이는 9년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지난해 문을 닫은 자영업자도 100만에 육박해 코로나19 때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7월 정부가 정책자금 분할 상환 지원 확대, 세액공제 연장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나, 지원 폭이나 추진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 새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주도해 배달 플랫폼 기업과 입점 업체 간의 상생협의체를 출범했으나, 괄목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배달 앱 수수료 인상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도 비용 부담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어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내몰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소득이 줄면서 대출 및 연체율은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해 2분기 '취약 자영업자' 41만명의 대출은 121조9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조8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들의 연체율은 10.15%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 한 칼국수집 상인 A(63) 씨는 "원재료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데다, 인건비와 임대료가 만만치 않게 올라 상당히 부담된다"며 "이대로 상황이 지속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으나, 서민 음식 가격을 올리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이 심화하면서 실제로 폐업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폐업자 98만6천명 가운데 92.3% 수준인 91만명이 자영업자로 집계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9.6%가 44만8천명이 사업부진으로 폐업신고를 한데다 코로나19(2020~2023년) 당시 43.1%~47.1%보다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의 경기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경기회복의 온기가 구석구석까지 닿아서 국민들께서 확실하게 체감하실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노력이 실질적 민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