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시행될 대구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증차(增車) 없는 운영 효율화(效率化)'란 대구시의 노선 개편 목표가 시민 불편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준공영제(準公營制) 운영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규모 택지 개발 지역 등의 수요에 대응하려고 하다 보니, 불거지는 문제점이다.
지난 25일 대구시는 현재 122개 노선 중 71개 노선을 개편(폐지 17개·조정 54개)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 시내버스 노선 개편 용역(用役)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직행과 급행 노선 2개씩을 신설하고, 증차를 억제하면서 신규 수요 지역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시는 12월 노선 개편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 2월 개편안을 시행한다.
개편안 가운데 도시철도 1·2호선과 중복되는 노선을 줄이는 방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경산의 통근·통학 수요에 대한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대중교통 수요가 상당해 노선 감축이 확정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신규 교통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다른 지역의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또 신설(新設)될 직행 노선의 이용 편의를 위해서는 지선(支線)을 촘촘하게 연결해야 할 것이다. 시내버스 노조의 건의 사항이 개편안에 빠진 점도 아쉽다. 노조는 제대로 된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종점 위치 변경,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장대 노선' 축소 등을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시내버스 노선 개편은 어려운 과제다. 100여 개 노선으로 시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한쪽이 만족하면 다른 쪽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그래서 '노선 개편은 잘해야 본전(本錢)'이란 말이 있다. 해마다 증가하는 준공영제 비용을 억제하려는 대구시의 고민을 잘 안다. 그러나 효율성(效率性)만 좇으면 편의성(便宜性)이 떨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시내버스 승객은 9년 새 31% 줄었다. 노선 개편에 따른 불편이 크면 시민들은 시내버스를 더 멀리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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