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서범수 사무총장 임면직 사퇴 요구에도 묵묵부답
"당 분열을 막기 위해 사퇴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1일 자진 사퇴했다. 한동훈 대표가 전날 임명직 당직자들을 상대로 일괄 사의 표명을 요구한 지 하루 만이다. 한 대표는 이날도 "인선은 당 대표 권한"이라고 재차 밝히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취임한 지 두 달여 만에 정 의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서 선출된 후임 정책위의장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잘 이끄셔서 2년 후 있을 지방선거, 3년 후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승리해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당 대회를 통해 새 대표가 선출된 이후 교체냐 임기를 채우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자리에서 정 의장이 자진 용퇴하기로 하면서, 새 지도부의 인선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후임 정책위의장을 직접 고를 수 있게 되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구도도 친한(친한동훈)계 우위로 역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정 의장은 물러나는 자리에서 "당 대표에게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면(임명·면직)권이 없다"는 가시를 남겨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사실상 '침묵시위'를 벌이면서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는 "저는 발언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일부에서는 대통령실과 당내 의원들의 의중을 등에 업고 정 의장이 유임하려 한다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다.
이를 고려한 듯, 정 의장은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게 아니다"며 고민과 결정을 하기까지의 심정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당헌상으로는 당대표는 정책위의장에 대한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른 의원들이 당헌과 배치되는 이런 (사퇴) 주장에 따라 물러나선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도 "우리 당원들과 의원들이 원하는 건 결국 당의 화합과 지선·대선의 승리라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조만간 추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후임 정책위의장을 인선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영남권과 수도권의 3선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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