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與정책위의장 사임…"당 분열 막으려면 사퇴하는게 맞다고 생각"

입력 2024-08-01 19:10:52 수정 2024-08-01 20:49:39

전날 서범수 사무총장 임면직 사퇴 요구에도 묵묵부답
"당 분열을 막기 위해 사퇴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오른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오른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1일 자진 사퇴했다. 한동훈 대표가 전날 임명직 당직자들을 상대로 일괄 사의 표명을 요구한 지 하루 만이다. 한 대표는 이날도 "인선은 당 대표 권한"이라고 재차 밝히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취임한 지 두 달여 만에 정 의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서 선출된 후임 정책위의장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잘 이끄셔서 2년 후 있을 지방선거, 3년 후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승리해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당 대회를 통해 새 대표가 선출된 이후 교체냐 임기를 채우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자리에서 정 의장이 자진 용퇴하기로 하면서, 새 지도부의 인선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후임 정책위의장을 직접 고를 수 있게 되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구도도 친한(친한동훈)계 우위로 역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정 의장은 물러나는 자리에서 "당 대표에게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면(임명·면직)권이 없다"는 가시를 남겨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까지도 사실상 '침묵시위'를 벌이면서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서는 "저는 발언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일부에서는 대통령실과 당내 의원들의 의중을 등에 업고 정 의장이 유임하려 한다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다.

이를 고려한 듯, 정 의장은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게 아니다"며 고민과 결정을 하기까지의 심정을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당헌상으로는 당대표는 정책위의장에 대한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른 의원들이 당헌과 배치되는 이런 (사퇴) 주장에 따라 물러나선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도 "우리 당원들과 의원들이 원하는 건 결국 당의 화합과 지선·대선의 승리라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조만간 추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후임 정책위의장을 인선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영남권과 수도권의 3선 의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