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안 된다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안 된다가 아니라 된다로 인식을 바꾸자. 사례가 없다고 뒷걸음칠 게 아니라 우리가 사례를 만들자."
22일 안동시 확대 간부 회의에서 나온 권기창 시장의 발언이다. 안동 100년 미래를 위한 대규모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이후 나온 첫 일성에서 자신감, 직원들에 대한 감사함이 묻어났다. 그동안 안동 지역 사회에서 '될까? 안 될 거야!'라 회의적이었던 문제들이 하나씩 현실로 '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권 시장은 '긍정적 마인드'와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한다.
안동의 수십 년 숙원이었던 경북도청 유치가 현실화됐다. 안동댐을 애물단지로 만들고, 지역 개발에 발목을 잡았던 '안동댐 주변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도 40년 만에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도 이뤄 냈다.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위에서 추진하는 문화특구,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등 3대 특구도 유치해 냈다.
무엇보다 안동댐 물을 낙동강 하류 지역에 공급하려는 안동시의 '낙동강 유역 광역상수도 공급 체계 구축 사업'이 머지않아 국가 수도 계획을 새롭게 세우는 역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7월 18일, 대구시 실무진들이 안동을 찾아 권 시장을 만나면서 시작된 안동과 대구의 물 상생은 첫 만남 100여 일 만에 '안동·임하댐 맑은 물 공급과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으로 본격화됐다.
'물을 가진 안동'과 '물이 필요한 대구'는 늘 물 문제로 부딪쳐 왔다. 임하댐과 영천댐을 도수 관로로 연결해 안동 물을 끌어다 대구 금호강 하천 유지수로 활용할 때 안동은 피해만 입은 채 빈손이었다. 2009년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이 일방적으로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는 안동 시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민선 8기가 시작되면서 권 시장의 '낙동강 유역 광역상수도 구축 사업'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맑은 물 하이웨이 정책'이 낙동강 상하류 간 맑은 물 공급을 통한 상생, 협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급기야 지난 15일에는 권 시장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 홍 시장이 만났다. 대구시가 제안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환경부 검토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대구시는 안동댐 직하류에서 원수를 취수해 110㎞ 도수 관로를 따라 하루 63만 톤 규모의 수량을 대구 문산·매곡정수장까지 공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환경부는 최대 가뭄 시에도 낙동강 상류 지역의 물 이용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취수하기 위해서는 하루 46만 톤을 취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이날의 만남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수립된 '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방안' 변경과 취수 지점에 대한 상생협력 지원 및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담은 '취수원 다변화 특별법' 제정 추진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기대된다.
'물은 공공재'다. 물 부족은 국가 차원의 문제다. 이제 물을 가진 안동 지역 전체가 '낙동강 상하류 지역 물 상생'에 힘을 보태야 한다. 물을 가졌지만 물로 인해 고통만 받아 온 안동 시민들이 물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안동 안에서부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물 상생의 성공을 통해 '된다'와 '첫 사례를 만든다'는 안동시를 전국 지자체가 따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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