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동훈의 박정희·박근혜 팔이 통할까?' 질문에 "당원들이 바봅니까?"

입력 2024-07-13 02:54:37 수정 2024-07-13 03:38:1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1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TK(대구경북) 출신 부녀 대통령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한 한동훈 당 대표 후보를 향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지속해 온 온라인 공세를 계속 이어나갔다.

홍준표 시장은 한동훈 후보가 두 전직 대통령을 연설 소재로 쓰며 시도한 표심 구애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에 관한 위대한 결단을 존경한다.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만들어 낸 위대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한동훈 후보는 "저는 (22대 총선 때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지원 유세를 위해) 전국을 돌면서 손이 까지고 목소리가 안 나왔다. 그때 오래 전에 제가 TV를 통해서 본 박근혜 대통령님의 붕대 감은 손을 많이 생각했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한동훈 후보는 "총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님을 찾아 뵀다. 감동했다.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저에게 과거 어떻게 손에 붕대를 감고 어떻게 관리했는지, 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차 안에서 어떻게 김밥으로 영양 보충을 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말씀해주셨다. 무엇보다도 당시 우리에게 큰 과제였던 의료파업 해결 문제에 대해서도 굉장한 식견으로 오랫동안 좋은 제언을 해주셨다"고 다른 후보들은 경험하지 못했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특별했던 만남에 대해 전했다.

이어 "역시 큰 분이셨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하면서 "저는 그 큰 마음 가지고 큰 정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올해 3월 26일 대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올해 3월 26일 대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978년 12월 27일 9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는 4년 전인 1974년 8월 15일 사망했다. 이에 따라 딸 박근혜가 어머니 대신 아버지 옆에 섰다. 매일신문DB
1978년 12월 27일 9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는 4년 전인 1974년 8월 15일 사망했다. 이에 따라 딸 박근혜가 어머니 대신 아버지 옆에 섰다. 매일신문DB

▶이처럼 '위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시작해 '큰 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이어나간 흐름의 연설 내용을 두고 홍준표 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에 네티즌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2건의 질문에 대해 당일 저녁 홍준표 시장이 직접 답을 한 것.

우선 '홍카(홍준표 시장의 별명인 '홍카콜라'의 준말) 뉴스 보셨습니까 ㅋㅋ'라는 제목의 질문에서는 "한동훈이 박근혜 팔이를 한다.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면서 한동훈 후보가 검사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력을 가리킨듯 "그냥 깔끔하게 그 당시엔 검사라서 어쩔 수 없이 수사했다고 말하면 깔끔한데"라고 감상을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 웹사이트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 웹사이트 캡처

이에 대해 홍준표 시장은 "정치검사의 상투적 변명입니다"라고 했다.

다만, 한동훈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 앞서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검사의 입장에서 (수사)한 것이었다.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기는 했다. 질문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또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답니다, 그리고 박근혜 같이 큰 정치 하겠답니다'라는 제목의 질문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을 팔고 나섰다"며 "혹여 저게 (당원들에게) 통하면 어떡하나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 웹사이트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홍준표 대구시장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 코너. 웹사이트 캡처

이에 대해 홍준표 시장은 "당원들이 바봅니까?"라고 했다.

한편, 이처럼 청년의꿈 질문글에 잇따라 답을 단 홍준표 시장은 연일 글을 적어온 페이스북 활동은 하루 쉬어갔다. 홍준표 시장은 최근 한동훈 후보에 대한 비판 공세를 펼치는 것은 물론, 유승민 전 국회의원과도 '열띤'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준표 시장의 페이스북 글쓰기 단골 소재는 바로 '당권 주자'이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뒀던 1월에는 나경원 의원, 2월에는 안철수 의원 등 당권 주자라는 수식이 붙은 정치인들을 잇따라 글 소재로 삼았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 시즌엔 한동훈 후보가 낙점된 것이다.

일단 지난해 전당대회 땐 페이스북 글 소재가 됐던 나경원(불출마)·안철수(2위로 낙선) 의원 둘 다 당권을 잡지 못했다(김기현 대표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