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885억 상속 재산 전액 사회 환원 선언

입력 2024-07-06 12:22:45 수정 2024-07-06 12:59:54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하며, 효성 그룹 경영권과의 완전한 단절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형제 간의 오랜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언장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형제 간의 법적 다툼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은 잡음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상속 재산을 공익재단에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를 위해서는 유언장 갈등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효성 그룹이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으로 분리되며,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선친의 지분 상속을 완료했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지분을 상속받을 예정이지만, 현재는 아직 상속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그의 상속 지분은 약 885억 원에 달한다.

조 전 부사장은 유언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주어진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며 유류분 청구 소송 등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으면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은 '단빛재단' 설립을 위해 공동상속인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공동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상속세 납부와 세금 감면 혜택을 위해 형제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이 효성 그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특수관계인' 지위를 해소해야 한다. 현재 그는 비상장 법인 지분을 가지고 있어 여전히 효성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다. 형제 간 협조로 비상장 법인의 지분을 정리하면 계열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효성 계열사 주식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히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 의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조 전 부사장은 형제들과 효성 그룹이 협조해 주길 바라며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협상을 먼저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형제들에 대한 서운함을 여전히 감추지 않았다. 그는 선친의 빈소에서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나야 했으며,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지 못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빈소에서 나와야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형제 간 법적 다툼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요청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측은 "가족 간의 평화와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조 전 부사장의 상속 재산 환원과 효성으로부터의 단절이 이루어질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형제 간 갈등이 깊은 만큼 조 전 부사장의 계획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