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상황 급변…대통령실 "러, 北에 정밀무기 주면 어떤 선도 없어"

입력 2024-06-23 16:14:24 수정 2024-06-23 19:24:02

장호진 안보실장 "우크라에 제공하는 무기 종류, 러시아 하기 나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면서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급변하자 대통령실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카드를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 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는가"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는)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무기를 제공한다면 정부도 지체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또 "저희가 정확히 밝힌 발표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였다"며 "우리가 밝힌 경고에 대해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무기 지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앞선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장 실장은 당시 무기 지원 가능성을 두고 '살상 무기'와 '비살상 무기'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장 실장은 또 푸틴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큰 실수'라고 경고한 데 대해서는 "앞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뒤에는 한국이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하는 얘기도 같이 있었다"며 "푸틴이 (북한과 맺은) 조약 내용을 저희한테 설명하는 것도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한러 관계에 대해서는 "러시아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최근 러시아의 동향은 조금씩 레드라인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예정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에서 북러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북러 간 군사협력 문제는 국제적 문제가 됐다"며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