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구미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막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1조4천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금을 지급하기 위해 SK실트론 지분을 팔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SK실트론 본사가 있는 경북 구미지역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과 관련해 재산 총액을 4조115억 원으로 산정하고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유지한다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은 1조3천808억 원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비상장회사 SK실트론 지분 매각과 SK㈜ 주식 담보 대출을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으로 본다. 그중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첫손에 꼽는다.
SK실트론 지분은 그룹 지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SK㈜ 지분과 달리 경영권과 무관한 데다 기업 가치도 높은 편이어서 비교적 큰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가 51%를 보유한 자회사인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업으로 구미에 본사와 1·2·3공장을 두고 있다. 임직원은 3천800여 명에 달한다.
반도체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200㎜, 300㎜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해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300㎜(12인치) 웨이퍼 분야에서 글로벌 3위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 등 안정적인 고객사를 두고 있어 영업망도 탄탄하다.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지난해 매출은 1조9천865억 원, 영업이익은 3천71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매출 4천762억 원, 영업이익 417억 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최 회장은 2017년 SK가 LG에서 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29.4%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당시 지분 가치는 약 2천600억 원이다. 현재 가치는 작게는 약 5천억 원, 많게는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SK실트론은 2022~2026년 총 2조2천855억 원을 투자하면서 지난해 구미국가산단이 지방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구미상공회의소와 협약을 맺고 구미지역 12개 고교 2천700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스쿨'을 개설해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미 경제계는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구미 경제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미상의 관계자는 "SK실트론은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선 없어선 안될 기업"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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