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1분기 실적 '역대 최대'…지방은행 3곳 앞질렀다

입력 2024-05-08 18:30:00 수정 2024-05-10 10:29:01

카카오뱅크,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천112억원
전북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3곳 순이익 추월
"낮은 금리 앞세워 주택담보대출 시장 점유율 확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 주요 지방은행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비교적 낮은 금리를 앞세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천1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1천19억원)와 비교하면 93억원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천484억원으로 지난해(1천364억원)보다 120억원 늘었다.

순익이 증가한 건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41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38조7천억원)보다 2조6천억원 증가했다. 주담대(전·월세 대출 제외) 잔액의 경우 11조8천억원으로, 작년 말(9조1천억원)보다 2조7천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53조원으로 5조9천억원 늘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개시한 주담대,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며 대환대출 시장 내 플랫폼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에 당기순이익으로 전북은행(508억원), 광주은행(731억원), 경남은행(1천12억원) 등 5대 지방은행 중 3개 은행을 앞질렀다. 지방은행 대표 격인 대구은행(1천195억원), 부산은행(1천252억원)과도 각각 83억원, 140억원으로 차이를 좁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 담보 대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구성한 점 등이 카카오뱅크가 체급 키우기에 성공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방은행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PF 부실 우려, 기업 경기 침체 등 상황을 고려해 충당금을 대폭 확대했고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부산은행의 1분기 기준 충당금 전입액은 714억원으로 전년 동기(490억원) 대비 224억원 늘었고, 대구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683억원에서 982억원으로 299억원 증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여수신 고객 확보를 위한 사업 확대를 예고해 은행 간 시장 점유율을 두고 은행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도 이달 안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고객 기반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수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신과 자금 운용을 확대해 이익 성장을 이어가고자 한다"며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 잡힌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