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D램 매출 30%로 확대…삼성·SK 치열한 주도권 경쟁

입력 2024-05-07 17:52:21 수정 2024-05-07 20:54:37

인공지능 시장 확대로 수요 급증…내년 판매 단가 5∼10% 상승 예상
업계 생산능력 늘려 점유율 확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하고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 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하고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년에는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HBM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비트(bit) 용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에서 올해 5%로 상승하고, 2025년에는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전체 D램의 8%에 불과했으나 올해 2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HBM 판매 단가는 2025년 5∼10%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다.

트렌드포스는 "HBM의 판매 단가는 기존 D램의 몇 배, DDR5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이러한 가격 책정은 단일 디바이스 HBM 용량을 증가시키는 AI 칩 기술과 결합해 D램 시장에서 용량과 시장 가치 모두 HBM의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HBM 수요 성장률은 200%에 육박하며 내년에도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내년 D램 가격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내년에도 공급 가격은 5∼10% 높게 책정됐다는 것이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HBM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HBM 생산능력을 늘리며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HBM은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이고, 내년 역시 대부분 솔드아웃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최근 공급을 시작한 HBM3E 8단 제품뿐 아니라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HBM3E 12단 제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도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이미 공급사와 협의를 완료했다"며 "2025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사와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제품을 2분기 내에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내년부터 공급하려던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에 앞당겨 양산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HBM3E 제품은 엔비디아가 하반기에 선보일 B100과 GB200 등과 AMD의 MI350, MI375 등 차세대 AI 칩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2025년에는 주요 AI 솔루션 제공업체의 관점에서 볼 때 HBM 사양 요구 사항이 HBM3E로 크게 전환되고 12단 제품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는 칩당 HBM의 용량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