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모의 영혼의 울림을 준 땅을 가다] 자연의 선물, 파키스탄의 스카르두

'고산 지대' 쾌적한 기후의 휴양 도시
설산·폭포·호수…아름다운 풍경 가득
지역 외곽에는 카트파나 사막 존재…사륜 바이크·샌드보딩 즐길 수 있어

스카르두를 가는 길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된 산과 계곡 그리고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은 검은색의 돌과 흙이 위태롭다.

스카르두에서 만난 현지인들, 모두 친절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 독특하고 매혹적인 데오사이 국립공원

파키스탄 페어리메도우를 떠나 길기트 발티스탄 지방 도시인 스카르두를 가는 길에 눈에 띄는 것은 깎아지른 듯 한 절벽으로 된 산과 계곡 그리고 불모지의 연속이다. 푸석거리는 돌무더기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고,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은 돌 반, 흙 반인 산자락을 먼지를 휘날리며 달려 푸른 식물이 보이는 데오사이 국립공원(Deosai National Park)에 들어섰다.

데오사이 국립공원은 파키스탄의 길기트 발티스탄 지역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해발4,114m의 고지대 고원이다. '데오사이'는 우르두어로 '거인의 땅'을 의미한다. 발티 사람들은 이곳을 여름에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의 장소'라고도 부른다.

자연의 광채라고 할 수 있는 산과 빙하 그리고 독특한 지형은 생물다양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풍부한 동식물이 있으며, 봄철에는 야생화가 만발하고, 다양한 희귀 나비가 날아다니는 초원은 장엄한 눈 덮인 봉우리로 둘러싸여 초현실적인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데오사이 국립공원의 입구 안내소. 멸종 위기에 처한 히말라야 불곰을 알리는 간판이 서있다.

데오사이 국립공원은 아름다운 풍광과 풍부한 생물다양성으로 인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데오사이 국립공원은 위기에 처한 히말라야 불곰과 그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1993년에 지정되었다. 불과 19마리였던 불곰의 수가 2022년에는 78마리로 늘어나 생존의 희망을 품고 있다. 가혹한 기후에도 이 지역의 생태계는 잘 적응하여 보존되고 있다.

아름다운 국립공원은 푸른 하늘과 눈 덮인 풍경들이 그림같이 펼쳐지고, 독특한 범주의 고산습지를 대표하는 해발4,250m 천상의 셰오사르호수(Sheosar Lake)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하여 숨막히는 전경을 자랑한다.

데오사이 국립공원의 눈 덮인 풍경과 함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천상의 셰오사르 호수.

◆ 대자연의 풍광 속 스카르두

스카르두(Skardu)는 인근의 카람코람 산맥과 라다크 산맥을 분리하는 인더스 강을 따라 위치하고 있다. 지명은 '두개의 높은 장소 사이의 저지대'를 의미하는 발티어에서 유래되었으며, 발티스탄 지방의 휴양도시로 인더스 강 상류 협곡에 있는 인구 3만의 도시다. 시내에는 호두나무와 뽕나무, 채리나무들이 많다.

해발 2,500m의 고산 지대에 위치하여 여름에도 30도를 넘지 않는 쾌적한 기후와 까마득한 설산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풍경 덕에 파키스탄의 주요 휴양지이다. 도시외곽에는 카르파초, 카트파나 사막, 카추라 호수, 만토카 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인더스 강 상류 협곡에 있는 휴양도시 스카르두는 호두나무와 뽕나무, 채리나무 들이 많아 푸르게 보인다.

히말라야가 네팔의 카투만두에서 시작한다면, 스카르두는 카람코람 산맥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8,611m의 K2로 향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높이는 두 번째이나 등정 난이도는 세계 제일이라고도 한다. 그런 무서운 산들도 조금 떨어져 보는 만큼 멋진 풍경이 된다.

시내를 돌다가 흙먼지가 날리는 축구장에 응원열기가 넘치는 마을대항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주변건물옥상까지 점령한 열정적인 응원과 이방인을 환대하는 사람들로 스카르두의 인정과 박수를 듬뿍 받았다. 스카르두는 대자연의 풍광이 압도하는 곳이자 정이 많은 지역주민들이 반겨주는 따뜻한 곳이었다.

'요새의 왕'을 의미하는 카르포초 요새는 인더스 강으로 둘러싸여 스카르두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 요새의 왕을 뜻하는 카르포초 요새

아름답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카르포초(Kharpocho) 요새는 '요새의 왕'을 의미하는 독특한 명성으로 스카르두에 있는 요새다. 이 요새는 인더스 강과 시가르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도시의 작은 산에서 한쪽은 인더스 강으로, 다른 한쪽은 스카르두로 둘러싸여 있다.

이 요새는 통치자 알리 셰르 칸(Ali Sher Khan) 왕에 의해 16세기에 건설되었다. 왕과 왕비는 가족과 함께 이곳에 살았으나, 1840년 발티스탄을 침공한 그라장군이 습격하여 파괴되었다.

요새꼭대기에 모스크가 있었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 이슬람과 오랜 역사적 유대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이 요새는 강이 합류하는 지점을 내려다보고 있어 계곡과 시내의 멋진 전망도 감상할 수 있다.

크고 작은 많은 건물이 요새 내에 있었으며, 상당한 경계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1948년 길기트 발티스탄 전쟁 당시 대부분 화재로 소실되었다. 침입자로부터 요새를 보호하기 위해 요새의 입구는 의도적으로 가파르고 좁게 유지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산 아래 마을과 요새를 연결하는 숨겨진 터널이 당시 요새에 건설되었다. 요새가 함락된 후 침략자들은 이 비밀 터널이 존재한다는 것과 분쟁 중에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스가르두의 또다른 쉬가르 요새(Shigar Fort)는 약 600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요새는 현재 고급스러운 호텔과 박물관으로 탈바꿈하여 요새의 객실에서 발티 문화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다. 성의 내부에 있는 박물관도 탐방하고, 요새에 위치한 하쇼피 정원은 다양한 식물로 유명하여 자연 애호가들의 천국이라고도 불린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카트파나 사막은 4륜바이크와 같은 스릴 넘치는 엑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 아름다운 사막과 호수

스카르두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트파나(Katpana) 사막은 고지대 사막으로 차가운 사막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발 2,226m에 위치한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막 중 하나로 겨울에는 눈으로 덮인다. 사막은 스카르두 남쪽의 인더스 강 유역에서 북쪽의 뉴 랑가 마을까지 뻗어 있지만,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사막은 카트파나 호수 근처에 있다.

찌는 듯한 더위와 모래언덕에 대한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는 카트파나 사막은 모험 애호가를 위한 장소다. 강한바람, 맑고 푸른 하늘, 하얀 알갱이가 있는 이곳은 속삭이는 바람의 세레나데를 들으며, 별이 쏟아지는 밤을 만끽할 수 있다. 이 마법 같은 장소를 탐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날씨가 쾌적하고 매력적인 6월에서 9월사이다.

이 매혹적인 카트파나 사막은 사륜바이크와 샌드보딩 같은 스릴 넘치는 엑티비티를 제공한다. 사막을 둘러싸고 있는 장엄한 검은색과 회색 산은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산들은 사막 아름다움의 멋진 배경 역할을 한다. 이 산을 트레킹하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 때문에 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샹그릴라 리조트는 하트모양의 아름다운 호수에 있다.

샹그릴라 리조트는 스카르두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다. 이 리조트는 1983년에 개장하였으며, 아름다운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 때문에 천국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샹그릴라 리조트호텔은 하트 모양의 카츄라 호수(Kachura Lake) 주변에 위치해 있으며, 모든 객실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카라코람 산맥의 웅장한 산들이 아름다운 호수면에 비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천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안용모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ymahn11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