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북미 일부 전기차 출시 1∼2년 연기…테슬라 1분기 인도량 급감
현대차도 조지아 전기차 공장서 하이브리드 생산 검토
세계 전기차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고,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계획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올해 1분기(1∼3월) 인도량이 38만6천810대로, 작년 동기보다 8.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최소치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45만7천대)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까지 매년 50%의 성장률을 장담했던 테슬라의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미국의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뿐 아니라 중국의 1위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도 1분기 전기차 인도량(30만114대)이 작년 4분기보다 42%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야디의 전기차 인도량 감소치를 언급하며 "모두에게 힘들었던 분기"라고 토로했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는 부진한 판매가 이어지면서 파산설로 주가가 폭락해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오션'이라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를 1만대 생산했지만, 그중 절반만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웨덴의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지난 1월 말 어려운 시장 여건과 판매 감소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기에는 아직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여전히 높은 금리 등을 전기차 수요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유세에서 "나는 우리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휘발유가 많기 때문에 휘발유를 많이 쓰기를 바란다"며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지원) 명령 폐기에 서명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내연기관차를 만들어온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로 사업구조를 대폭 전환하려던 계획을 다시 수정하고 있다.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양산할 예정이었던 3열 SUV 전기차 출시 시기를 당초 예정했던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늦추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포드는 18억 캐나다달러(약 1조8천억원)를 투입해 내연기관차 조립공장인 오크빌 공장을 전기차 생산단지로 전면 개편하는 작업은 이어간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10월 40억달러(약 5조3천500억원) 규모의 전기 트럭 공장 개설을 1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생산에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분위기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에서도 감지된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뉴욕 국제오토쇼에 참석한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올해 4분기부터 가동 예정인 조지아 공장에서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을 함께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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