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단체 캠페인에 "죽은 아이들 목소리 이용" 비판도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되살려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캠페인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매치 포 아워 라이브스'(Match For Our Lives), '체인지 더 레프'(Change The Ref) 등 총기 규제 찬성 단체들은 AI로 구현한 희생자들의 목소리로 녹음한 총기 규제 메시지를 지난주 공개했다.
공개된 희생자들의 AI 음성 메시지는 총 6개로 새로 개설한 웹사이트 '더 슛라인'(The Shootline)에 올라와 있다.
희생자들의 AI 음성 메시지를 듣는 동시에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지역구 의원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인 호아킨 올리버의 목소리로 제작된 AI 메시지에는 자신이 11살이던 6년 전 밸런타인데이에 AR-15 소총을 든 사람에 의해 많은 학생과 교사가 살해됐지만 지금까지 바뀐 것은 없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2년 5월 10살의 나이로 사망한 우지 가르시아의 목소리로 제작된 AI 메시지도 비디오게임과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했던 자신이 총기난사로 살해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없다면서 오히려 더 많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개탄했다.
'체인지 더 레프' 창립자이자 2018년 총기사건 희생자의 아버지인 마누엘 올리버는 지난 6년간 총기 규제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과가 크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희생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리버는 '더 슛라인'을 통해 지금까지 의원들에게 5만4천번 넘게 희생자들의 AI 목소리로 녹음한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의 일반 전화로 메시지를 전달했고 AI로 재생된 목소리로 만든 메시지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고 부연했다.
또 희생자 20여명의 유가족이 이번 캠페인에 죽은 가족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죽은 아이의 목소리를 이용한 캠페인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의원들을 움직여 총기 규제를 끌어내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희생자들의 AI 음성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콩코르디아대 위스콘신의 컴퓨터 공학부 부교수인 로버트 월은 총기 규제를 촉구하기 위해 희생자의 AI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은 "AI의 올바른 사용과 의심스러운 것 사이의 경계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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