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법안소위 '마지막 골든타임'
통과 불발 땐 21대 국회 처리 물거품…3년 전 악몽 반복
지자체·국가 원로·정부·여당, 법안 제정 대승적 결단 촉구
'친원전', '탈원전' 국회 대치…“특별법 신속 제정” 각계 호소 잇따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특별법이 수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탓이다. 특별법 제정을 정략적으로 지연하는 정치 행태는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질타까지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2일 법안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소위)를 여는 가운데 경주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와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특별법은 정쟁 수단이 아니다. 여야는 '친원전' '탈원전'으로 대치하며 법 제정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며 "대승적 결단을 내려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0일에는 경북 경주시·울진군,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전남 영광군 등 5개 지자체로 구성된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 호소문을 발표했다. 또 지난 6월에는 한국원자력학회,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등 5개 학회 관계자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이달 초에는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가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특별법 마련을 요구했다.
국가 원로급 인사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참여한 '방폐물 원로 포럼'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후대에 부끄러움이 남지 않도록 특별법 제정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국내 505개 원자력 관련 기업‧단체도 지난 16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각계의 잇따른 호소는 22일 법안소위가 특별법 제정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 보기 때문이다. 만약 통과하지 못한다면 정치권이 총선 일정에 돌입하기 때문에 21대 국회 내 처리는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20대 국회가 종료한 3년 전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특별법 제정안이 자동 폐기됐다.
조성돈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주요 원전 운영 국가 중 고준위 방폐장 부지 논의를 못 한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며 "21대 국회에서 대승적 결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도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원전 정상 운영과 국가 에너지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주요 법안까지 정략적으로 이념정쟁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더 큰 피해를 안기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고준위 방폐물 관리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법안부터 통과시키고 세부 쟁점은 국민 의견을 수렴하며 차차 살을 붙여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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