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트렌드 코리아 2024

입력 2023-10-12 10:40:35 수정 2023-10-14 06:30:59

김난도 외 10인 지음 / 미래의 창 펴냄

챗GPT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챗GPT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김난도 외 10인 지음 / 미래의 창 펴냄
김난도 외 10인 지음 / 미래의 창 펴냄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놀랍도록 빠르다. 몇 달 전의 유행은 금세 옛 것이 되고 낯선 신조어, 낯선 행동들과 새로운 기기 등으로 "이런 것도 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게 요즘 시대다.

매년 연말을 향해가는 시기가 오면 서점 매대를 장악하는 책들이 있다. 내년 트렌드와 유행을 전망하는 각종 책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트렌드 전망'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이 있을 것이다. 몇 십년째 꾸준히 사랑받아온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트렌드 코리아 2024'가 벌써 나왔다.

올해의 핵심 화두는 단연컨대 생성AI 기술 '챗GPT'다. 이제 평상시의 말과 글로 이루어진 인공지능 시대에 돌입한 셈이다.

이 시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인간의 역할 혹은 역량에 주목했다. AI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에 점수를 매기고, 결과물을 채택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등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번 트렌드 코리아는 이 이야기를 담는다.

어김없이 10가지의 소비트렌드를 꼽았다.

분초사회–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하면서 '시간의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이들이 늘었다. 우리 경제는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넘어가면서 요즘 사람들에게 볼 것, 할 것, 즐길 것이 너무 많아졌다. 초 단위로 움직이는 가속의 시대로 나아가는 요즘의 우리 모습을 살펴본다.

호모 프롬프트–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호모.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화룡점정의 역할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만의 것이다.

육각형 인간–완벽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외모와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 모든 것에서도 하나도 빠짐이 없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 육각형 인간이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무너진 이 시대. 육각형 인간은 젊은이들의 활력인 동시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가 됐다.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AI 시대, 품질이 같은 상품에 대해서는 어떤 시장이든 간에 하나의 가격만이 성립한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시대를 열었다. 이젠 소비자도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를 따진다.

도파밍–재미를 추구하는 이 시대. 게이머가 '파밍'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지극히 무의미한 일들이 주목을 끌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마핑은 피할 수 없다.

요즘남편 없던남편–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더 이상 권위적 가장은 없다.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그동안 없던 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소비 풍경을 바꾸고 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 스핀오프는 실패에 부담이 적고, 성공 시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디 기업 뿐만이랴. 개인들도 커리어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디토소비–디토는 '나도'라는 뜻이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게 디토소비다. 구매에 있어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 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디토소비가 뜨고 있다.

리퀴드 폴리탄–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에 방점을 찍은 유연도시가 바로 리퀴드 폴리탄이다.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이 시대. 리퀴드 폴리탄이 새로운 해법이 될까

돌봄경제–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에서 돌봄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 돌봄경제는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416쪽,1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