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금주할래”…맥줏값 인상, 서민도 울고 자영업자도 울었다

주류 가격 '도미노 인상' 우려

11일부터 오비맥주의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가 인상하면서, 주류 업계 내 '도미노 가격 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주류 가격이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면서 서민과 자영업자의 근심이 늘어가고 있다.

11일 OB맥주 주요 맥주 제품인 카스, 한맥 등의 공장 출고가가 평균 6.9% 인상됐다. 타 주류 업체에서는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하지만, OB맥주가 가격 인상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타 업체도 '조만간'이라는 분석이다.

OB맥주는 출고가 인상 이유로 재룟값과 물류비 상승 등을 꼽았다. 다만, 물가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으며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민 부담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현재 대부분 식당에서는 주류 가격을 5천원으로 통일하고 있다. 이번 인상이 식당 판매가에 반영된다면 '주류 6천원 시대'도 코앞이다. 일부 상권에서는 이미 6천원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있는 만큼, 최대 7천원까지도 예상된다.

치솟는 물가, 고금리 등으로 이미 여윳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류 가격까지 오른다는 소식에 '이 기회에 금주하겠다'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두 병에 만 원, 이제 그 이상이라면 서민들이 지갑을 여는 마지노선이 넘었다는 것이다.

서울 외곽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음식보다 주류 판매가 마진(이익률)이 더 많이 남는데, 가격을 인상한다면 손님들은 마음 편하게 술을 주문하지 못할 것이고 이는 결국 식당 손해로 돌아간다"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도 "식당과 술집이 모여있는 상권에서는 가격을 단합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 시선을 견뎌야 한다. 아마 상인회가 있는 곳에서는 식당 운영에 불이익까지 생길 수도 있다. (주류 가격을) 올리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따라야 하는 것도 맞아서 진퇴양난"이라고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지난달 초 주류 도매업계를 상대로 주류 가격을 통제하고 거래처를 나눠 갖는다는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이번 맥줏값 인상을 앞두고 추가 가격 상승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구체적인 혐의가 있으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