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 벌써 설레요"...공항, 동대구역, 버스터미널 북적

입력 2023-09-27 16:00:17 수정 2023-09-27 20:30:01

귀성·여행객 등으로 동대구역 일대 장사진…대구경북권 열차 운행 평시보다 105%↑
연차 쓰고 장기 해외여행 떠나기도…연휴 전 대구공항 국제선 이용자 전년 대비 9배 증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동대구역에 마중 나온 할머니가 서울에서 귀성한 손주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동대구역에 마중 나온 할머니가 서울에서 귀성한 손주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대구역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이른 귀성길에 오른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주원 기자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동대구역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이른 귀성길에 오른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주원 기자

"아들 보러 가는데 맛있는 것 많이 해주고 내려오려고 합니다."

27일 오후 2시쯤 찾은 동대구역 대합실과 승강장 주변은 이른 귀성길에 오른 이들과 고향을 방문한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형형색색 보자기와 각종 선물상자를 양손에 든 채 바쁘게 움직였다.

긴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듯 승차권 발급 창구와 복합환승센터는 물론 인근의 카페와 식당에까지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오늘 막 전역해 포항에서 KTX를 타고 대구로 왔다는 이종헌(22) 씨의 손에는 부모님께 드릴 홍삼선물세트가 들려 있었다. 이 씨는 "전역에 더해서 곧바로 추석 연휴가 이어지다 보니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며 "사회로 돌아와서 모처럼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즐겁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행신으로 아들 내외를 보러 간다는 이원숙(58) 씨는 "지난 몇 년은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명절을 보낼 수 없었는데 올해는 연휴가 긴 만큼 그간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며느리도 보고 여러모로 즐거운 연휴가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코레일은 이번 추석에 4천만 명이 이동할 것이라는 한국교통연구원 등의 예측에 따라 가용 열차를 최대한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구경북권 열차 운행은 모두 2천523회(일평균 360회)로 평상시보다 105.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 기간 KTX와 KTX-이음(준고속)은 평시 대비 103회 늘어난 1천449회,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는 36회 증가한 1천74회 운행된다.

동대구역의 경우 평상시보다 106.9% 늘어난 2천168회(일평균 310회)를 운행한다. 추석 전날인 28일과 당일인 29일은 각각 314회로 가장 많은 열차를 운행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28일부터 약 한 달간 철도 차량과 주요 역, 선로, 승강기 등 각종 시설물도 일제 점검했다.

같은 날 대구국제공항에는 긴 연휴에 들뜬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이 끌고 다니는 커다란 캐리어는 여행 기간이 짧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번 연휴는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추석연휴와 내달 2일 임시공휴일, 3일 개천절까지 엿새에서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연차를 사용하면 내달 9일 한글날까지 더해 최장 12일간의 황금연휴가 완성된다.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 여행을 떠난다는 이미진(28) 씨는 "3박 4일 일정으로 계획을 잡았다. 이번 여행을 위해 가족들과 성묘를 미리 다녀왔다"라며 "앞으로도 명절 연휴에는 차례를 지내는 대신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예정"이라며 웃었다.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도 많았다. 아내, 아들과 함께 대합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박지곤(42) 씨는 "추석 연휴 뒤로 사흘간 휴가를 내 일본을 여행하려고 한다"라며 "평소 꿈꿔왔던 가족들과의 장기 해외여행을 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여행 업계도 황금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베트남 다낭, 태국, 일본, 대만 등을 중심으로 연휴 기간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27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대구공항 이용자 수는 국내선 6천87명, 국제선 3천505명으로 모두 9천59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추석연휴 전날(9월 8일) 이용자 수 6천279명에 비해 52.7%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지난해(408명)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공항 운영부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선 여객이 많지 않았다"라며 "올해는 긴 연휴 영향으로 국제선 수요가 분산됐을 가능성이 있다. 황금연휴 기간 동안은 해외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