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1592…" 파이 암기왕·시 짓기…교실이 수학 놀이터
원 중심 향해 신발 '휙'…웃음 터진 체험 수업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 역사까지…기념일 문화 되짚기
경북 청송의 작은 중학교 교정이 어느새 '숫자 축제장'이 됐다. 교실에서는 "3.141592…" 숫자가 이어지고,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신발을 벗어 원의 중심을 향해 던지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청송 안덕중학교(교장 신현준)가 지난 12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파이(π) 데이' 행사를 열어 수학의 재미와 역사 이야기를 함께 풀어낸 현장이다.
이날 행사는 5교시부터 7교시까지 학교 진로상담실과 교정에서 진행됐다. 학생들은 평소 시험지에서만 보던 원주율을 몸으로 체험하며 수학을 즐겼다.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고 "3.1415926535…"를 외치며 소수점 자리를 이어갔다. 한 학생이 20자리 넘게 외우자 교실에서는 "와!" 하는 감탄이 터졌다.
이어 진행된 '파이 시 짓기' 시간에는 원주율의 끝없는 숫자를 소재로 한 창의적인 글들이 쏟아졌다.
원의 중심을 표시한 표적을 향해 신발을 던지는 '가까이 가기' 활동도 했다. 신발이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환호성이 커졌다.
행사를 기획한 수학교사는 "수학은 머리로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몸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단순한 체험 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기념일 문화의 의미를 되짚는 시간도 마련됐다.
학생들은 흔히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로 알려진 2월 14일이 안중근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은 날(1910년)이라는 사실을 배우며 숙연한 분위기에 잠기기도 했다.
또 3월 14일 '화이트데이'가 일본 사탕업계의 마케팅에서 시작된 기념일이라는 설명이 이어지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학교 측은 "상업적 기념일보다 학문적 의미가 있는 날을 기억해 보자는 취지에서 파이데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는 원주율의 역사도 소개됐다.
고대 문명에서 단순히 '3' 정도로 추정되던 값이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에 의해 보다 정밀하게 계산됐고, 이후 수백 년 동안 학자들이 더 많은 소수점을 찾아내기 위해 도전해 왔다는 이야기다.
안덕중학교 신현준 교장은 "학생들이 수학을 단순한 계산 과목이 아니라 인류의 오랜 탐구와 도전이 담긴 학문으로 느꼈으면 한다"며 "즐겁게 참여하며 배우는 체험형 교육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