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대안에 노조 측 "퇴보안"
긴급조정권 발동 요구…노동장관은 "대화로 해결해야" 입장
삼성전자 노사가 노동당국의 중재로 이틀간 진행된 사후조정에서도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시점이 다가오면서 파업 위기가 고조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서 조정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이날 새벽 3시쯤까지 약 17시간 이어졌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중노위의 조정안을 요청했고, 12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나온 안은 오히려 퇴보한 안건이었다"며 "사후조정은 노조에서 결렬 선언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중노위 검토안'에는 기존 50% 지급 상한이 있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반도체 담당인 DS부문에 한해 올해 국내 실적(매출·영업이익) 1위 달성 시 추가로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담당인 DS부문 조합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라고 요구해왔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하기로 고정한 데 따른 요구다.
영업이익의 12%는 당초 노조가 요구한 1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규모가 상당하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340조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12%를 적용하면 약 41조원에 달한다.
노조는 중노위 검토안에 자신들이 일관되게 요구해 온 성과급 상한 폐지, 지급 기준의 투명화, 제도화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조합의 요구는 상한 폐지 투명화와 제도화였다. 그러나 (대안은) 투명화되지 않고 DX부문(완성품 담당)은 지급 상한이 유지된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이) 높은 경우에만 해당된다"며 "우리의 성과를 외부 요인에 맡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또 일회성 안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 선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의 주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양측 입장 차가 컸고 노조 측이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해 공식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사 양측이 합의해 추가 사후조정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총파업이 반도체 생산 차질과 경제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30일간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중노위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결정권을 가진 고용노동부는 정부 개입보다 대화를 우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정부가 양측 조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