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페어 장관상' 영주 대영고, 경북 북부 인재양성 요람으로

입력 2023-09-24 07:21:19 수정 2023-09-24 19:26:15

'ASMR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탐구' 실험, 의미 있는 결과 도출
2학년 김민석·김재호·최서준 학생, 과기부 장관상 받아

영주 대영고등학교 전경. 마경대 기자
영주 대영고등학교 전경. 마경대 기자

경북 영주 대영고등학교가 최근 과학고와 자사고를 제치고 '인재의 요람'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서 화제다.

대영고는 중소 도시에 있는 작은 일반계 고교이지만,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세종에서 열린 '2023 청소년 과학페어 대회'에 참가해 전국에서 참가한 229팀 700여 명의 학생들과 경쟁해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 2학년 김민석·김재호·최서준 학생은 수면장애로 고통 받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과기부 장관상을 받았다.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3개월 간 수면 패턴을 조사하면서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 이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 탐구'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수면 패턴 측정 장치와 인공지능을 활용,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체생활에서 좋은 수면 습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면 습관의 교정과, 일상생활 만족도의 증대, 수면시간 확보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집단에서는 긍정적인 정서와 문화를 통한 배려와 양보가 수면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전국 청소년 과학페어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대영고 학생들이 지도교사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권태욱 교장, 지도교사 윤정필, 최서준·김재호·김민석 학생, 권무탁 이사장). 마경대 기자
전국 청소년 과학페어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대영고 학생들이 지도교사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부터 권태욱 교장, 지도교사 윤정필, 최서준·김재호·김민석 학생, 권무탁 이사장). 마경대 기자

김민석 학생은 "많은 조언과 지도를 해준 선생님과 선·후배간의 교류, 기숙사생들 간의 단결된 의지가 연구 진행에 큰 힘이 됐다"며 "연구 자체만으로도 기숙사라는 작은 사회에서 큰 반향과 문화를 조성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청소년 과학페어대회는 미래 과학 기술을 이끌어 갈 청소년들을 육성하기 위해 1983년 제1회 전국 청소년 과학 탐구 대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권위 있는 대회다.

이 같은 성과는 대영고가 '선비정신을 계승한 참다운 인재육성'이라는 학교경영 목표 아래 학교장과 교사들이 투철한 사명감으로 차별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철저한 정규 수업과 수준별 방과 후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동아리 활동, 수학·과학 R&E(연구를 통한 교육) 활동 등 학생 개인별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교육활동을 중점적으로 운영한 점이 우수인재 양성의 바탕이 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대영고는 그동안 학력 관리 지역중심학교, 특색있는 학교 만들기 시범학교, 과학 중점 및 교육력 제고 시범학교 등을 운영하면서 30년간 서울대 161명을 비롯해 연세대 118명, 고려대 196명, 경찰대 19명, 포항공대 10명, 카이스트 8명, 성균관대 127명 등을 진학시켰다. 또 행정·입법·사법·외무·공인회계사 등 각종 국가시험에도 50여 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전교생 86명인 이 학교는 올해 육·공·해 사관학교 1차 시험에 14명이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심도 있는 수업과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신장 시킨 대영고는 지난해 4년제 대학 진학률 조사에서 전국 일반고(자공고 포함, 졸업자수 20명 미만 고교 제외) 가운데 93.83%를 진학률을 보여 전국 13위 경북 4위를 차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권태욱 대영고 교장은 "교육부 지정 지능형 과학실 모델 학교인 만큼, 학생들이 첨단 과학 기자재를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지원한 것이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며 "그동안 대회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한 학생들과 지도 교사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