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공공성 확대와 근로환경 개선이 지향점"

입력 2023-09-07 14:25:23

가스공사 복수노조 출범 4년 차 300명 넘는 조합원 모여
젊은층이 주축이지만 연령 관계 없이 소통·참여 강조

이동훈(사진 왼쪽 세 번째) 더 코가스 노동조합 위원장, 정의석(사진 왼쪽 두번째) 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더 코가스 노동조합 제공
이동훈(사진 왼쪽 세 번째) 더 코가스 노동조합 위원장, 정의석(사진 왼쪽 두번째) 부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더 코가스 노동조합 제공

"공기업 구성원도 한 사람의 노동자입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해 존재합니다"

지난 5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 내 한국가스공사 본사에서 만난 '더 코가스 노동조합(이하 노조)' 이동훈 위원장과 정의석 부위원장은 공공성 확대, 근로환경 개선이 새로운 노조의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공기업·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추진은 노조 설립의 계기가 됐다. 이 위원장은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편향된 정책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잘못된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듬해 새 노조 설립를 설립했다. 당시 200명이 넘는 인원이 가입해 현재는 300명 넘는 인원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노조와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소통과 참여를 강화하고 노조의 기능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부위원장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조합원 중심의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노조는 상급단체가 없어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없고, 온전히 조합원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을 수립할 때 전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한다. 노동조합의 방향성을 수립하는 데 조합원의 목소리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층이 주축이 된다는 이유로 새 노조를 특정 세대로 한정하는 'MZ노조'로 지칭하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물론 젊은층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조에 가입하는 데 연령 제한은 없다. MZ세대라는 말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 같다"면서 "일각에선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세대'라는 선입견을 갖는 것 같다. 다만 합리적이지 않은 일, 전체주의로 개인이 희생당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새 노조의 강점"이라고 했다.

가스공사가 직면한 현안으로는 미수금 문제 해결을 꼽았다. 단계적인 가스요금 현실화를 위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관계 부처 등과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복수 노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 부위원장은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려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측과 노조가 협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2 노조는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 복수노조를 인정하고 의견을 수렴,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노동조합 본연의 지향점에 집중해 공사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동훈 더 코가스 노조 위원장은 "사용자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기본사항을 충족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비난의 표적이 되면서 기본적인 복지마저도 축소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공공기관 직원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고 더 나은 일자리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 가스공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 코가스 노동조합을 포함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노조가 모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가 올해 초 출범했다. 협의회는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코레일네트웍스본사 일반직노조·LG에너지솔루션연구 기술사무직노조·LS일렉트릭 사무노조 등 총 8개 노조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