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 하마평 대조적 …경북 '무성', 대구 '조용'

입력 2023-09-03 17:26:46 수정 2023-09-03 20:24:01

용산 대통령실 전경.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전경. 연합뉴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하마평이 경북에 몰리는 반면 대구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북은 올드보이의 귀환 조짐(매일신문 8월 23일 보도)에 대통령실 참모와 정치 신예들의 도전까지 현실화되면 지역 곳곳에서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경북 정치권은 이달 말 추석 전후로 예상되는 용산 대통령실 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을 떠나 총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거명되는 참모 가운데 경북 출신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 강훈 국정홍보비서관, 조지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이 대표적으로, 이들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 영등포구갑, 포항북구, 경산에 나란히 출마한 경험이 있다. 내년 4월 실시될 22대 총선에선 강명구 비서관은 고향인 경북 구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강훈 비서관과 조지연 행정관은 '리턴 매치'로 설욕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추석 전후와 연말·연초 등 순차적으로 개편을 단행해 TK 등 보수 강세 지역에 출마할 참모진들은 가장 마지막에 내보낼 것이란 전망이 있다.

정치 신예들도 속속 경북에 모여들고 있다.

최용규 법무법인 도울 대표변호사와 박진철 변호사도 각각 포항과 경주에서 사무소를 차리며 본격적인 출마 채비에 나섰다.

전원 초재선으로 구성된 경북 현역 의원 입장에선 올드보이에 더해 대통령실 참모, 정치 신예들의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대구는 경북에 비해 도전자들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구 출마설이 나오는 대통령실 참모는 드물고, 지역에 모습을 드러내는 올드보이와 정치 신예들도 소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울진에 출마 경력이 있는 전광삼 시민소통비서관이 대구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얘기 정도가 전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재 대구와 경북의 총선 열기가 대조적이다. 대구는 현역 의원과 기존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한 단조로운 경쟁이, 경북은 현역과 신·구 정치인이 뒤엉킨 난전이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에 출마 예정자 '품귀 현상'이 나타는 이유로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불거진 공천 파동의 학습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대구는 진박 감별사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던 기억이 있는 탓에 출마 예정자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 현역 의원들이 물갈이론에 맞서 똘똘 뭉치려는 상황 속에서 출마 예정자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예년처럼 대구 공천을 가장 마지막에 할 것"이라며 "대구는 지금 폭풍전야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