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일 검찰 출석해 오전 2시간만 조사"…검찰 "수용 불가"

입력 2023-09-01 12:48:31

이 대표 5번째 검찰 소환조사 일정 놓고 양측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된 뇌물 혐의 피의자 신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검찰에 출석해 오전 2시간만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지만, 검찰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1일 수원지검 관계자는 "어제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에게 국회 본회의 일정이 없는 4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다시 한번 요구했으나, 변호인으로부터 '4일에는 출석이 불가능하고 11일~15일 중에 출석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 측 변호인은 오늘 수원지검 수사팀에 연락해, 기존의 입장과는 달리 '4일 출석해 오전 2시간만 조사받을 것이며, 오후에는 국회 일정으로 더 조사받을 수 없고, 나머지 조사는 11~15일 중에 출석해 받겠다'고 통보했다"라며 "수원지검은 최초 지난달 30일로 조사 일정을 정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불가' 입장에 따라 다시 출석요구한 4일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으며,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변호인에게 알렸고,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 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사즉생의 각오로 단식에 들어가면서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는 기조를 다시 확인했다"라며 "본인의 검찰조사에도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표의 5번째 검찰 소환조사 일정을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양측 간의 신경전이 계속돼 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로부터 같은 달 30일 출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같은 달 24일 또는 26일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이 거부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북측이 요구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당시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최근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