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경련 사실상 복귀…준감위 "정경유착시 탈퇴 권고"

입력 2023-08-18 14:57:22 수정 2023-08-18 19:48:12

조만간 이사회 열어 논의할 듯…SK·현대차·LG그룹도 속도
재계 관계자 "삼성이 전경련에 도움 받을 상황 없어…미래 지향적 단체가 될 것"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 위원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재논의를 위해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 위원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재논의를 위해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18일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여부를 삼성 이사회에 넘기면서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했다.

이날 삼성 준감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혁신 의지 등 정경유착 재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할 경우 정경유착 발생 시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권고했다.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으로 인해 SK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도 전경련 복귀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약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의 전경련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입장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며 "위원회는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고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재가입은)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감위는 이날 2시간 넘게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쇄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집중 논의했으며 만장일치로 이 같은 권고 의견을 정했다. 삼성의 준법경영 의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계열사가 전경련 복귀를 결정하더라도 정경유착 행위가 있는 경우 즉시 탈퇴할 것 등을 권고했다는 의미다.

이날 삼성 준감위가 권고를 내놓음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5개 계열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5개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3차례 회의와 각사 최고경영자(CEO) 보고를 거쳐 전경련 산하 한경연의 해산에 동의했으며, 한경연 회원 자동 승계는 이사회와 준감위 논의를 거쳐 결론 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이번에 전경련에 복귀하면 2017년 2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 15개 계열사가 전경련에서 탈퇴한 지 6년 6개월 만에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매일신문에 "전경련에서 쇄신책을 내놓고 있고, 삼성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투명하게 하려고 준법 감시위원회를 만든 상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과 달리 삼성이 전경련에 도움 받을 상황도 없다. 기업을 대변하는 전통적인 단체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는 것은 국가와 기업에 모두 좋은 상황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