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폭염 인증샷' 찍으러…"여기는 죽음의 계곡"

입력 2023-07-31 13:24:58 수정 2023-07-31 18:04:20

한 여성이 데스밸리 국립공원 온도계 옆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AP·연합뉴스
한 여성이 데스밸리 국립공원 온도계 옆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지상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있는 '데스벨리'에서 연일 50℃가 넘는 폭염에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오히려 폭염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31일 기준 SNS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50.5도∼51.1도 육박하는 온도계를 배경으로 찍어 올린 게시물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국립공원에 따르면 데스벨리는 100여 년 전 56.7도의 기온으로 지구상 역대 최고기온을 세운 후 최근 54.4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온이 깨질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공원 곳곳에는 '사람 죽이는 더위(Heat Kills)', '맹렬한 여름 태양(Savage Summer Sun)' 등이 적힌 표지판이 있으나,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데스밸리를 방문한 한 관광객은 SNS에 "데스밸리는 매우 덥다. 산들바람이 불면 더위가 가실 거라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에어 드라이기에서 나오는 바람처럼 굉장히 건조한 바람이 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태양이 피부를 뚫고 뼛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데스밸리 국립공원 관계자는 "폭염에 관광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무더위를 체험하고자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며 "폭염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역대 최고기온이 경신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온다"며 "폭염이 심각할 때는 구조하러 가는 직원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구조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원 경비대는 여름철에 데스밸리를 방문하려면 에어컨이 작동되는 차량으로 짧은 거리를 둘러보거나 그늘이 있는 산지에서 하이킹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