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내년 총선은 누가 승리할까?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아니면 제3당? '한 달이 1년'이라는 한국 정치에서 7월 20일 현재 총선을 265일 남긴 시점에서 총선 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 결과를 예상한다면 세 가지다. 국민의힘 승리 또는 민주당 승리, 그리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없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한 수의 의석을 가진 경우다. 국민의힘 또는 민주당 승리는 한 정당이 국회 내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경우다.
물론 진행 중인 제3당 시도가 성공할 수도 있다. 이때 '성공'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을 제외한 제3정당이 1당이 되거나 또는 독자적으로 과반 의석을 가졌다는 게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성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한국 정치의 혁명적 상황'이다. 그만큼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제3당 입장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한 수의 의석을 차지하고 제3당이 캐스팅보트가 되는 경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기대다. 이조차도 거대 양당의 원심력이 강력하게 작용하면서 동시에 제3당이 유권자 요구와 불만의 분출구 역할을 담당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민의힘 또는 민주당의 총선 승리다. 먼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전국 선거 3연패의 반전이다. 총선 승리의 민주당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승리를 향한 반(反)윤석열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민주당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권의 국민적 심판이다.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로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대통령과 의회의 대립은 격화될 것이고 더 이상 대통령 권력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여당은 지방선거와 대선, 그리고 다음 총선을 위해 독자 행보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말이 좋아 독자 행보지 대통령과 거리 두기 또는 대통령 버리기다. 여권은 각자도생의 시대다.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전국 선거 3연승으로 '정권 교체는 완성된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연승을 통한 중앙과 지방 권력의 교체가 총선 승리의 국회 권력 교체로 완결된다.
국민의힘은 선거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대통령 임기 3년 차지만 취임 기준으로 보면 임기 만 2년에 한 달 정도 모자라는 시점의 총선이라는 '정치적 운'도 따른다. 최소한 투표 참여가 높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으로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카르텔과 반국가세력'에 점점 갇히고 이재명 체제의 총선이냐를 둘러싼 내부 분열은 악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민의힘 총선 승리는 한국 정치의 진화를 가져올까? 여야 대립은 협치로 바뀌고 정치는 국민 삶의 개선을 선도하는 본연 역할을 할까?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여대야소 또한 극단적 여야 대립의 다른 모습이었다.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거대 여당은 야당을 무시하고 소수 야당은 장외투쟁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국민의힘 여대야소는 대통령 마음대로 여당 마음대로를 가능하게 할까? 우선 윤석열 권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비정상'의 문재인 정부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권력 기대의 최소한이다. 총선에서는 정상화 이후 어떤 어젠다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정치개혁부터 시작인데 진정성도 고민도 없어 보인다.
결국 총선 후 여소야대는 말할 것도 없고 여대야소에서도 여론의 지지와 (최소한의) 야당 인정과 묵인은 필수적이다.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대립과 교착의 정치'에서 벗어나려는 윤석열 권력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제도로 해결할 수 없는 정치의 영역이고 대통령만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인격화된 권력'을 넘어 국민 삶의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민주화된 권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회 다수당의 총리 복수 추천'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게 출발이다. 기득권 포기와 공익과 공동체 우선, 총선 승리의 단기적 비법이고, '대한민국 정치 업그레이드의 선도자' 퇴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켜주는 장기적 안전판이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만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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