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장년층 직장인의 경우, 만 60세 퇴직 이후 65세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5년의 소득 공백기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적지 않다. 퇴직 이후 일정 기간 안정적인 소득이 없는 상황은 현실적인 불안 요소로 지적돼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경상남도가 제시한 대안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경남도민연금'이다.
경남도민연금은 경남에 거주하는 만 40세부터 54세까지, 연간 소득 9천352만원 이하 도민을 대상으로 가입자가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지자체가 일부 금액을 매칭해 지원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개인이 월 8만원씩 10년 동안 납입할 경우, 개별 부담금은 총 960만원이 되고, 여기에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240만원이 더해진다. 이를 연 2% 복리 수익률로 가정하면 약 1천302만원이 적립돼 만 60세 후 5년간 매달 21만원가량 수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현행 세법 기준으로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 납입액을 합산해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되기에, 소득 수준에 따라 납입액의 약 13.2%에서 최대 16.5%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자발적 납입에 지방자치단체 지원과 세제 혜택이 결합되는 방식은 실질적 자산 형성을 돕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경남도민연금은 지난 1월 모집 개시 이후 단 3일 만에 1만 명을 채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올해 2만 명을 목표로 추가 모집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현금성 지원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남도민연금은 개인의 납입을 전제로 지자체가 일정 부분 지원하는 형태이므로 '공공매칭형' 자산 형성 지원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은퇴 후 일정 기간 발생하는 소득 공백 문제를 정책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경남도민연금은 지역 주민의 생활 안정과 정주 여건 개선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민연금은 도민의 노후 생활 안정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간접적인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가입자들이 장기적으로 적립한 자금이 지역 금융기관을 통해 운용되고, 관련 서비스와 금융 상품 이용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노후 소득 보장 제도만으로도 은퇴 후 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중장년층 사이에선 퇴직 이후 '5년의 소득 공백기'가 적지 않은 불안요소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모색과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은 추후 정부 차원의 노후 소득 보장 정책을 논의할 때도 충분히 검토되고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복지 정책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시민이 느끼는 생활 불안을 완화시키는 데 있다. 은퇴 이후 소득 공백 문제를 개인의 준비뿐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번 사례는 이목을 집중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