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배 ㈜빌사부 대표(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
동성로에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얼마나 심각했으면 상인회를 넘어, 대구시가 동성로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겠는가. 2020년 2월 동아백화점 본점이, 2021년 7월에 대구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그 정도는 극도로 심각해졌다.
그렇다면, 50년 세월 대구 상권을 이끌어오며 대구 사람의 만남의 광장이었던 지역 백화점이 폐점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상권의 다변화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대규모 택지가 들어서면서 지산·범물권, 상인·대곡의 월배권, 성서·용산의 성서권, 칠곡 1~4지구까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백화점과 영화관 등 새로운 부도심이 형성되었다.
둘째 대학생의 시내 유입이 감소하였다. 시내·외에 있는 대학교를 가기 위해 한두 번은 시내에서 버스 환승을 하며 문화와 쇼핑을 즐겼지만, 대학들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기숙사를 늘리고, 셔틀버스를 운영하면서 시내에 나올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으며, 문화를 만들고 그를 전파하는 대학생 유입이 감소하며 활력을 잃어갔다.
셋째 자가용의 보급이다. 1990년대 시내에 갈 때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마이카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통이 혼잡한 시내에 오기보다는 교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또한 대중교통지구는 시내를 도심의 섬처럼 고립시켰다.
넷째 대구역의 이용객 감소다. 장거리는 철도가 도맡아 하던 시절 대구경북에서는 대구역을 대부분 이용하였지만, 2004년 4월 KTX 고속철이 동대구역에 개통함에 따라 대구역 이용자는 당연히 줄게 되고 시내의 유동 인구도 급감하게 되었다.
다섯째 인터넷의 보급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매장을 직접 방문해 구매했지만, 온라인 시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온라인 쇼핑을 통한 구매가 급격히 늘어났다. 여섯째 청년인구의 감소이다. 1971년생이 그해 100만 명 태어났지만, 2022년 출생아 수는 25만 명이 되지 않는다.
최근 대구시가 발표한 프로젝트는 동성로 상가 부흥을 위한 SOC 사업처럼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해서 관광객이 오고, 상권이 반드시 부활하는 것은 아니다.
상권 쇠락의 배경 원인도 여러 가지였듯이, 활성화 방안도 여러 가지일 수 있다. 대구의 상권 지도를 보면 동성로의 단핵 상권에서 부도심지의 다핵 상권으로 변해 있으며, 대구 시민이 찾아오는 것만으로 분명 한계가 있다.
최근 대구경북을 찾는 외국인과 거주하는 외국인이 증가 추세에 있다. 그들이 놀고, 먹고, 보고, 즐길 거리를 한곳에 모아 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시내 폐점한 백화점을 세계인이 어울릴 수 있는 '글로벌문화백화점'으로 리모델링하면 어떨까? 1층은 동남아 사람들의 문화가 어우러진 쇼핑과 먹거리로 채우고, 2층은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의 문화가 어우러진 쇼핑과 먹거리, 3층은 유럽풍의 문화로, 4층은 아메리카 스타일의 문화 등으로 채우는 것이다.
대구 동성로를 오면 세계적인 문화를 모두 만날 수 있고, 세계적인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모두 완비된 종합 세트장 동성로가 된다면, 동성로를 찾는 사람의 폭도 전국을 넘어 세계화되지 않을까?
대구시는 SOC 산업처럼 관광과 상업을 살릴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간에서는 여러 좋은 아이템을 구상해서 다시 한번 역동성 넘치는 동성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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