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제작 논란' 빚던 영주 선비세상 전기기관차 또 말썽

경로이탈해 운전자 등 3명 다쳐
고장 수리 후 시운전 중이어서 일반 승객은 타지 않아 '참사' 면해

선비세상 전기기관차가 경로를 이탈해 배수로에 빠져 있다. 영주시 제공

부실 제작과 중국산 논란, 입찰 담합 혐의(매일신문 2022년 8월 17일 등 보도)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경북 영주 선비세상 전기기관차가 시운전 중 경로를 이탈하는 사고로 탑승자가 부상을 입었다.

29일 영주시에 따르면 이 전기기관차는 26일 오후 2시쯤 고장 수리 후 시운전 중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며 경로를 이탈, 방지턱을 들이박고 배수로에 앞부분이 빠지는 사고를 냈다. 이로 인해 운전자 등 당시 타고 있던 3명이 부상을 피하려 전기기관차에서 뛰어내리다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선비세상 전기기관차가 배수로에 빠져 있다. 영주시 제공

다행히 이 전기기관차는 시운전 중으로 일반승객은 타고 있지 않았다. 전기기관차는 운전석과 객차 1량이 파손됐고 현재 강원도 태백에 있는 납품업체로 옮겨져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선비세상 관계자는 "사고 전날 핸들 부위가 깨져 임시로 용접을 한 후 이날 점검차원에서 시운전하던 중 핸들이 또다시 파손되고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그나마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큰 피해는 면했다"고 말했다.

사고 전날 파손된 전기기관차의 핸들. 이 핸들을 보수하고 시 운전중 사고가 났다. 독자 제공

이 전기기관차는 그동안 잦은 고장에다 납품 과정에 중국산 부품 등을 걸러내지 못해 부실 검수(비 전문가) 등이 도마 위에 올라 이번 사고가 예견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를 낸 전기기관차가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납품업체로 옮겨져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영주시는 지난해 4월 15일 전기기관차(무궤도 열차) 2세트를 조달 입찰로 7억6천500만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운행 예정 3일 전에야 납품이 이뤄지면서 시운전과 성능 검사 등 검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영주시청 감독관이 직원 몇 명을 태우고 선비세상을 둘러본 것이 고작이었다.

영주시 관계자는 "전기기관차 2대 중 1대에서 사고가 안전 점검 등을 위해 2대 모두 운행을 잠정 중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