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
대구시는 조직 개편(10일 자)을 통해 '문화유산과'를 신설했다. 문화유산정책, 문화예술기록, 문화재 보존 등 3개의 팀으로 구성된 문화유산과 설치는 전통문화유산의 보존관리 체계화와 고유 문화의 미래가치 재창조라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국 내 팀 단위로 있던 조직을 별도의 과 단위 직제로 설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관점을 보존·관리뿐만 아니라 재해석을 통한 활용의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보존 중심의 문화유산 관리 체계에 변화를 주고, 보다 적극적인 문화유산 정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의 하나로 해석된다.
주지하다시피 대구는 고유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니는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보 3점을 비롯해 보물 80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101점, 국가등록문화재 13점, 시지정문화재 128점, 문화재자료 52점 등 모두 294점의 지정문화재가 있다.(2023년 1월 현재) 아울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2017)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2019)된 대표적 서원인 도동서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향촌동을 중심으로 한 중구 일대는 문화재와 연계된 건축자산 후보군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건축공간연구원, 2020) 근대문화예술 자산도 탄탄하다. 인천이나 군산처럼 개항 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구는 근대기 새로운 문물을 빨리 받아들였고, 수많은 선구자적 예술인을 탄생시켰다. 예술인들의 흔적이 건축물, 스토리, 작품 등의 형태로 지역 곳곳에 남아 '근대문화 중심지'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타 지자체에서는 보기 힘든 문화예술 아카이브 정책을 통해 근대기 이후 문화예술 자산들을 지속적으로 발굴·보존·활용함으로써 지역의 소중한 미래 문화유산을 지키고 시민들에게 가치를 알리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7월 1일부터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군이 대구로 편입되면 역사문화유산의 다양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여건 변화 속에서 미래의 문화유산 정책은 지정문화재의 보존 중심에서 유·무형의 역사문화자원을 보존·관리·활용하는 포괄적 체계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유산 정보를 디지털로 변환·생산하고 저장·관리하는 대구 문화유산 '데이터 댐'(Data Dam)을 준비해 100년 후의 미래세대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민들이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인식도 변화되고 있다.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고착화된 정적인 개념에서 누구나 쉽게 즐기는 역동적인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통문화유산에 스토리와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창조하고 급변하는 문화유산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향후 종무 행정을 전담할 팀 구성도 필요성이 크다. 종교계와의 긴밀한 소통, 시정 이해와 협력, 종교문화의 향유와 교류, 시민화합 분위기 형성 등 다양한 종교 행정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문화유산과 내에 팀 단위의 조직으로 운영됨으로써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문화유산과 설치를 통해 독창적 문화유산의 보전과 다각적 자원화,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지역 고유문화가 지속 발전하기 위한 좋은 기회를 맞았다. 향후 지역의 지난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미래 문화유산을 아우르는 정책으로 대구의 혼과 얼을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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