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시장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용지(5투기장) 포스코가 더 간절"…기업인들은 "걱정 태산"

입력 2023-04-27 14:11:27

‘포항시가 먼저 나설 까닭 없어’ 포스코와 대등한 관계 입장
포항 기업인들 ‘광양 투자로 저울추 많이 기울어…포항도 긴장해야’

포항제철소 전경. 매일신문DB
포항제철소 전경. 매일신문DB

포스코의 신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용지(옛 명칭 5투기장) 문제에 대해 이강덕 포항시장이 아직 미온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 움직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두달 간의 와병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스코의 광양에 대한 4조원대 투자 계획 발표 이후 포항제철소의 신규 투자 부지 확보를 위한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는 질문에 "수소환원제철용지는 포스코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포항시보다 포스코가 더 간절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포스코가 포항과 광양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지 않나. 포항도 포스코를 저울에 놓고 이득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1년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을 추진할 당시부터 포항시가 가지고 있던 관망자적 스탠스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 허가는 국토교통부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 등 지자체의 의견 전달이 중요한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의 의지가 포항제철소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의 출발선인 셈이다.

그러나 이강덕 시장조차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에 먼저 나설 뜻이 없음을 비추고 있어 본격적인 진행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4일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을 비롯해 포항시 관계자들이 국토부를 찾아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를 두고 포항지역 기업인들은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스코와 '파워게임'에 집중하면서 향후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포항의 한 기업인은 "저울질이라고 해도 이미 4조원을 들여 무게추가 광양으로 많이 기울지 않았나. 포항이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면서 "물론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용지 건립에 나서고 싶은 의지는 높지만, 건립 완성 시까지 이미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광양에 얼마나 더 많은 투자가 더해질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포스코는 수호환원제철소 건립을 위한 신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포항제철소 앞바다 공유수면 132만2천300여㎡를 매립하는 건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과 어업권 보장 등의 민원과 지방선거 등 다른 이슈에 후순위로 밀리며 아직 별다른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