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돈 봉투 살포를 사전에 알았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살포했다는 의심까지 받는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을 전후한 민주당의 '송영길 역성들기'는 민주당의 도덕적 타락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 150명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집결해 "송영길은 청렴하다" "믿는다 송영길" "송영길 파이팅"을 외쳤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역겹게 들렸을 게 분명하다.
5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역성들기도 낯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한 의원은 "전당대회를 직접 뛰어 본 사람이면 송영길에게 돌을 던지면 안 된다"고 했다. 이런 도덕의 상대화는 일반화돼 의원들 사이에서 "걸린 게 죄지 송 전 대표가 다 뒤집어쓸 문제는 아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타락한 집단'이란 고해(告解)에 다름 아니다.
역성들기는 귀국 당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송 대표 귀국과 관련한 당의 입장과 향후 방침 등의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런 일은 없었다. 돈 봉투 사건에 대해 최고위 참석자 누구도 언급이 없었다. '함구'로 송 전 대표를 '응원'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한술 더 떠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국민을 우습게 아는 가련하고 가소로운 '시선 돌리기'이다.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돈 봉투 살포 '행동책'이라고 할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의 거취도 함구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뭉개면 돈 봉투 의혹이 연기처럼 사라지나? 이런 행태는 송 전 대표가 신호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송 전 대표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탈당한다"면서도 돈 봉투 살포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돈 봉투 살포에 깊이 관여했음을 뒷받침하는 관련자들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는데도 이런다. 이 역시 가련하고 가소로운 '오리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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