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치주의 믿는다면 우크라이나 곤경에 침묵 말아야"

입력 2023-03-21 19:18:43

한 장관, 1950년 북한 남침 언급하며 연대·지원 강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연합뉴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재건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열린 '세계 법무부 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 사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 침공(illegal invasion)'이라 규정하고, 1950년 한국전쟁에서 북한 침략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아픈 역사도 상기시켰다.

한 장관은 "한국은 지난 1950년, 침략 행위로 고통받았고 그 참상에 고통받은 건 무고한 민간인들"이라며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불법 침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 공동체라고 말하고, 진정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믿는다면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시민들의 곤경에 대해 결코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멀리 떨어진 나라이지만, 한국인들은 민간인에게 행해지는 폭격 소리와 그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마음 아픈 절규를 듣고 있다"며 "국제적 연대와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우크라이나에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제형사사법재판소(ICC)와 긴밀한 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지난해 제공된 1억 달러에 이어 1억 3천만 달러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는 데에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다시 한번 평화롭게 생활하고 온전한 자유와 정의를 누리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에 이어 발표한 뉴질랜드 수산나 고든(Susannah Gorden) 대사, 캐나다 데이비드 레머티(David Lametti) 법무부 장관 등 참석자들은 한 장관의 연설 일부를 인용하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주최국인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주요 국가 법무부 장관 20여 명과 국제형사재판소(ICC)·유럽연합(EU) 관계자 등이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3월 개최된 1차 회의에 이어 2번째로 개최됐다.

한 장관은 영국 부총리 겸 법무부장관과 네덜란드 법무안전부장관의 초청에 따라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