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중국산 드론, 무기로 개조돼 우크라 공격에 활용"

입력 2023-03-16 22:00:51

중국 민간업체 생산 화물 드론, 급조 부품으로 '폭격기' 역할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아파트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포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아파트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포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중국산 드론이 무기용으로 개조돼 우크라이나 공격에 쓰였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시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슬로비얀스크 인근 국토수호부대 제111연대 장병들이 저공비행 중이던 폭격 드론을 소총으로 격추했다.

당시 장병들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의 사전 경보로 드론 접근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거기다 드론이 워낙 낮은 고도로 비행한 데다, 방향과 위치를 표시하는 항행등까지 켜고 있어 개인 화력을 집중하는 것만으로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확인 결과 드론은 중국의 민간 드론 생산업체 '무긴UAV'의 화물용 중대형 무인기 '무긴-5'로 드러났다. 무긴UAV도 CNN에 문제의 드론이 자사 제품이 맞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무긴UAV의 판매 홈페이지에 따르면 무긴-5는 날개폭이 5m에 달하는 화물용 드론으로, 최장 7시간 비행할 수 있고 적재물을 25㎏까지 실을 수 있다. 가격은 9천500달러(약 1천250만원)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무인기는 3D프린터로 출력한 듯한 폭탄 투하용 부품을 탑재해 '무기용'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CNN은 추락 당시에도 약 20㎏짜리 폭탄이 실려 있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군비연구서비스(ARES)의 무기·탄약 정보분석 전문가 N.R.젠젠존스 이사는 CNN에 "이 드론은 폭격기처럼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탑재된 폭발물은 파편성 고폭탄이고 3D프린터로 출력된 부품은 급하게 개조된 정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군 출신의 드론 전문가 크리스 링컨존스도 CNN에 "드론에 카메라가 달렸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거칠고 단순한 장비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작전 방식은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엄청난 군사 대국은 아니라는 사실이 이 드론으로 입증된다"면서 "거칠고 단순한 장비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진보된 작전 방식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이번 전쟁에서 손쉽게 입수 가능한 중국산 민간 드론 플랫폼을 공격에 활용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들도 자사 제품이 전쟁에 활용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무긴UAV는 CNN에 "우리는 그런(무기 개조) 사용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나온 주문은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