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코로나19 백신 사기는 민주당 프레임에 당한 것…의료진 상처받을까 덮어쓰고 사과한 것"

입력 2023-03-16 19:33:51

권 전 시장, 16일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주제로 특강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16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에서 열린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16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에서 열린 '분권과 통합' 포럼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이수현 기자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지난 2021년 논란이 됐던 '대구시 코로나19 백신 사기 사건'과 관련해 "방역의 주역이었던 의료진이 상처받을까 봐 내가 덮어쓰고 짊어지자고 생각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이라며 밝혔다.

권 전 시장은 16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강당에서 열린 '분권과 통합' 포럼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권 전 시장은 "제 시정 평가가 2021년 6월까지는 괜찮았지만, 백신 사기 사건이 있었던 6월을 계기로 급격히 바뀌었다"며 "대구시가 백신을 도입하려다가 사기를 당했다고 했는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민주당이 그렇게 낙인을 찍고 언론 보도 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백신 수급에 초기에 정말 게을리했다. 우리 메디시티협의회 의사들이 백신을 구해보겠다고 했고, 도입처를 찾았다"며 "그런데 백신 사기 사건을 권영진 대구시장이 자기 공명심에 백신 수입하다가 사기당했다는 민주당의 낙인으로 논란이 커졌다. 사기당한 것도 한 푼도 없는데 SNS로 퍼지고 언론 보도로 나오면서 시민들이 다 넘어갔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행보를 늘려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분권과 통합 포럼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 전 시장은 "제가 어디 출마하실지 아시냐. 대구에 지역구는 12개나 있고,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 그 기반을 만들려면 무엇하러 이렇게 큰 힘을 쓰겠느냐"며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기반을 만들려면 딱 어디 정해 놓고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만 가지고 포럼을 만들든, 산악회를 만들든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8년 간 대구시장을 하면서 대구를 살리려고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모든 것들이 수도권으로 몰려있어 지방의 자율성이 제한돼 있었다"며 "분권과 통합은 권영진의 정치와는 관계없다. 지방분권 균형발전 시대가 오지 않았느냐. 이 포럼을 통해서 대구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더 크게 만드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도 지방이고, 지방인 서울은 수도권 비대화의 중심에 있다. 서울시가 자기만 독식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방과 나눠야 한다"며 "앞으로 분권과 통합을 전국화해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불길처럼 일어나서 대한민국이 중앙집권국가가 아닌 지방분권 국가라고 헌법에 못 박히는 날까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권과 통합은 권 전 시장의 지방선거 출마 당시 캠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이날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창립 발기인에는 총 2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출범 당시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의 특강을 개최한 분권과 통합은 다음 달 5일 권영세 통일부장관 강연에 이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강연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