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임 지음/책 만드는집 펴냄
경북에 있는 도서관은 한 지역에 몇 개의 도서관이 있기도 하지만, 가장 남쪽에 있는 도서관과 가장 북쪽에 있는 도서관의 거리가 169.2km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고 교통이 불편하다. 그래서 주로 생활근거지에 있는 도서관에 근무를 하게 되다 보니 같은 도서관에 여러 번 근무를 한다. 자연스럽게 이용자와도 가족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
독서회원으로 도서관을 수십 년 동안 매주 오시는 분들도 많다. 그중에는 가끔 책을 출판했다고 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다. 글을 쓰는 일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하는지 알기에 차를 한잔하면서 책을 쓰게 된 사연도 들어주고, 작가 사인도 정중하게 받는다. 이런 나에게 바쁜 업무시간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말을 다 들어주어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총총 사무실 문을 나선다. 그러면 나는 도서관 소장 도서로 비치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다.
어느 날 도서관 시낭송회 회원이라면서 생애 첫 시집을 냈다고 찾아왔다. '나무가 그리는 그림'이라는 제목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수줍게 웃는 미소가 너무 상큼한 분이었다. 책 표지를 앞뒤로 찬찬히 보고, 작가 후기, 추천사를 읽었다. 그리고 다시 본문 내용을 알기 위해 목차를 훑어 보고 제목으로 정한 시를 찾아서 먼저 읽어보았다.
시집에 수록된 시 한 편, 한 편이 너무 생생하게 와닿고 어떤 유명시인의 시보다 더 감동적이며 공감이 됐다. 전영임 시인은 수필, '갈목비'로 제26회 신라문학대상을 수상하고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영향력 있는 수필가이기도 하고 수필 외에도 시조에 도전장을 내어 당당히 시조로써 '월간문학' 신인상까지 받았다.
이 시집에 나오는 시 전시를 기획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베스트셀러 시인이 아니더라도 우리 지역에 살고 있고 특히 도서관에 소속된 시낭송 회원의 시도 전시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시인이라 직접 찍은 사진에 시를 새겨 넣었다. 시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면서 시와 사진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고 시인의 감성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시회장에는 전영임 시인의 낭랑한 목소리로 녹음된 자작시의 낭송이 흐르도록 했다.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전시회는 장사진을 이루었고 시인의 지인과 도서관 이용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나에게는 향토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성공적인 전시회로 기억에 남았다. 나의 의도를 충분히 받아들이고 전시 준비를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담당 선생님과 계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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