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남한 유일' 고구려 순흥 벽화고분 대대적 정비

입력 2023-02-06 15:06:42 수정 2023-02-07 22:06:04

삼국시대 벽화들 중 최고 걸작…무덤 조성시기도 표시돼 희귀
영주시 국도비 113억원 투입…"잘 보존해 지역 랜드마크 활용"

순흥고분 벽화. 영주시 제공
순흥고분 벽화. 영주시 제공

경북 영주시가 남한 유일의 고구려 벽화 고분인 '순흥 벽화고분'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에 나선다.

영주시는 6일 "최근 순흥 벽화고분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정비를 위해 종합정비계획을 수립,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주시는 내년부터 2033년까지 국비 79억원, 도비 17억원 등 총사업비 113억원을 투입, 단기계획으로 순흥 벽화고분 주변 문화재구역 사유지 매입, 벽화고분 보존을 위한 연구계획 수립 등 학술연구, 문화재구역 적정성 검토, 주변 고분군 발굴조사 및 정비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순흥 벽화고분 명문. 영주시 제공
순흥 벽화고분 명문. 영주시 제공

또 중기계획(2029~2033년)으로 주변 고분군 발굴조사 및 정비, 고분 탐방로 신설, 전시 고분 설치, 벽화고분 모형관 보수, 어숙묘와 순흥 벽화고분 연결 탐방로 신설, 벽화고분 박물관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한다.

삼국시대 벽화고분 중 대부분은 북한과 중국에 분포돼 있고 국내에 남아있는 벽화고분은 총 5기로 그중 2기가 영주에 있다.

순흥 벽화고분은 남한 유일의 고구려계 벽화고분으로 1985년 이명식 대구대 교수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남한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벽화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고분 내부에는 역사상(力士像)을 비롯해 연꽃, 구름무늬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무덤이 조성된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 명문(기미(해)중묘상인명□□, 己未(亥)中墓像人名□□)이 확인된 흔치 않은 사례다.

순흥 벽화고분 전면. 영주시 제공
순흥 벽화고분 전면. 영주시 제공

순흥 벽화고분에서 300m 떨어져 있는 어숙묘 역시 벽화고분 석실로 출입하는 돌문에서 명문(을묘년어숙지술간, 乙卯年於宿知述干)이 확인됐다.

특히 2018년 순흥 벽화고분 주변 정밀지표조사 결과, 순흥 벽화고분과 어숙묘가 위치한 비봉산 일대에 700여기의 삼국시대 고분이 분포한 것으로 확인돼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고분이다.

박남서 영주시장은 "순흥 벽화고분과 주변에 산재한 많은 고분은 소백산 죽령을 둘러싼 고구려와 신라의 패권 다툼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며 "우수한 문화자산을 잘 보존·정비해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