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열 '자중지란'…野, “점입가경‧목불인견” '훈수'

나경원 측 "친윤계, 말조심 해야…김기현 의원 뜨지 않아서 공격"
안철수 "진박 감별사 때문에 선거 망친 적 있어…이번엔 안 돼"
김기현 "대통령과 교감 자신 없는 사람이 공연히 트집 잡기"
민주당 "집권 세력 낯부끄러운 행태 목불인견…막장 내전"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본격화된 가운데 당권 주자들 간에 연일 신경전이 펼쳐지며 자중지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막장 내전으로 치닫는 집권 세력의 낯부끄러운 행태"라며 훈수를 두고 나섰다.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받는 김기현 의원 측과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 중인 나경원 전 의원 측의 공방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는 최근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을 노출하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나 전 의원을 '반윤'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을 지원하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의 공세를 두고 "초조함의 발로다. 말조심을 해야 한다"며 "나 전 대표가 계속 독보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김 의원은 뜨지 않고 하니까 여러 '진윤'(진짜 친윤) 의원들이 나서서 공격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크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은 16일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김영삼(YS)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통상 정치인들이 정치적 결심 전후로 전직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출마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나 전 의원 측도 "윤 대통령께서 귀국하시게 되면 그때 가서 고려해 볼 것이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주자론을 내세운 안철수 의원도 친윤 측 견제에 공을 들였다.

안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예전에 '진박감별사' 때문에 완전히 다 이길 선거를 망친 적이 있다"며 "그 비슷한 일들이 계속 있어왔는데, 이번에도 그러면 안 된다"고 김장연대를 겨냥했다.

아울러 "'김장연대'라는 게 본질이 영남 연대다. 꼭 나쁘다는 표현이라기보다는 그렇게 되면 수도권에 대한 대처를 못한다"며 "지난번 총선을 보면 전체가 아니라 수도권 패배였다. 수도권 121석 중 17명만 살아남아서 115석으로 쪼그라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누가 출마하고 안 하고에 관심이 없다. 누가 (출마) 하든지 김기현이 확실하기 때문에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라며 "대통령과 서로 간에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공연히 트집 잡기를 하면서 윤심후보, 윤심팔이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열 양상에 '막장 내전'이라며 비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국정은 내팽개친 채 당권 장악에만 혈안이 됐다"며 "점입가경에 막장 내전으로 치닫는 집권 세력의 낯부끄러운 행태가 목불인견"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을 '국민의힘'이 아니라 '윤심(尹心)의힘'으로 만들어 제왕적 통제로 당 위에 군림하겠다는 대통령의 의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라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까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