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빅2' 가격 인상에 대구 업체도 들썩

입력 2023-01-15 16:44:41 수정 2023-01-15 18:23:12

한샘 부엌·수납용 2.7% 인상, 현대리바트 가정용 5% 올려
대구 가구골목에 영향, 업체 "대부분 품목 최대 30% 인상 결정"
신혼부부·학부모 부담 가중

대구 가구업체가 잇따라 가구 판매가를 인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구 원대네거리 인근 가구골목.매일신문DB
대구 가구업체가 잇따라 가구 판매가를 인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구 원대네거리 인근 가구골목.매일신문DB

연초 주요 가구 브랜드가 판매가를 동시에 인상하자 대구 가구업체 사이에도 가격 오름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물가가 치솟고 부동산 경기가 불황에 빠진 여파로 해석되지만 신혼부부 등 소비자들은 울상이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홈 인테리어 기업 '한샘'은 지난 2일 부엌용‧수납용 품목 일부의 가격을 평균 2.7%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도 같은 날 소파, 침대, 의자 등 가정용 가구 품목 판매가를 5% 정도 올렸다.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가 모두 올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목재의 경우 러시아, 북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합판을 수입해 제작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은 점도 가구업체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국내 가구기업 '빅2'인 한샘과 현대리바트를 시작으로 다른 가구업체도 가격을 손볼 가능성이 커졌다. 가격 상승은 대구 가구골목 시세에 곧바로 반영됐다. 서구 이현동의 한 가구업체는 지난 1일부터 소파, 침대 받침대, 매트리스 등을 20~30% 인상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물건에 따라 가격 인상 폭과 반영 시기가 다르다. 공장마다 생산 여건과 공정이 달라 가게로 들여오는 때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돈 만원이라도 더 주기 쉽지 않으니 매장에서도 가격을 올리는 게 부담되지만 모든 물가가 오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수성구 중동의 가구점 직원은 "전체적으로 확 오른 건 거의 3~4년 전이고 최근에는 소파, 책상 등 일부 가격이 올랐다"며 "물가가 내릴 기미가 안 보이니 조만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가구업계 성수기인 연초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해마다 입학철을 앞두고 자녀 학군을 고려한 이사가 늘고, 가구 수요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혼수품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한숨도 커졌다.

올해 결혼을 앞둔 김모(32·수성구 지산동) 씨는 "지난 연말부터 가구를 보러 다니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가격이 너무 올라서 놀랐다"며 "살림을 꾸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계속 늘어나니 모아둔 돈 안에서 해결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