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세상에 이로운 K-컬쳐

입력 2023-01-09 11:49:22 수정 2023-01-09 17:31:06

배원 첼리스트

배원 첼리스트
배원 첼리스트

나는 평소 K-POP 아이돌 그룹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대단한 인기몰이를 하는 그룹이라 해도 그들의 노래, 춤, 스타일 등에 큰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들의 존재감이 대중의 향유와 유행을 위한 것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 개인의 뚜렷한 정체성과 건강한 메시지로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흥미롭다.

이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음악뿐 아니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화려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 중 리더 RM(김남준)의 솔로앨범 'Indigo'(인디고)가 빌보드 앨범 차트 3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이 앨범에는 김남준 자신의 삶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고민의 기록이 담겨있다. 평소 자신이 존경하던 고 윤형근 화백의 작품을 앨범 자켓 이미지에 포함시켰고 곡 중 윤 화백의 육성으로 담은 진실된 삶에 관한 메시지가 앨범의 의미를 함축한다.

"평생 진리에 살다 가야한다 이거야. 플라톤의 인문학에서는 인간의 본질인데, 진선미 진실하다는 '진(眞)' 자하고 착할 '선(善)' 자하고 아름다울 '미(美)' 하고인데 내 생각에는 진 하나만 가지면 다 해결되는 것 같아" 등 윤 화백의 메시지가 곳곳에 등장한다.

그 외의 곡에서도 다양한 장르로 이야기를 녹여낸다. 당대 활동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실되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장르를 개척해나간 선배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인상적이다. 본인의 음악과 삶에 영감을 준 조각들을 차곡차곡 모아 앨범을 완성한 것이다.

앨범 제작과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해 대중가수를 넘어 아티스트로 성장했고 결국 정점에 선 본인이 지향하는 삶과 음악은 진실됨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화려한 불꽃 같은 삶이지만 그 이면은 공허하고 허탈해 악한 것에 마음을 빼앗겨 소중한 것을 점점 잃어가는 세상에 참 이롭고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은 정점의 불꽃이 아닌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들꽃이고 싶다는 삶의 겸손한 자세와 사유에서 온 좋은 소재들을 하나로 모아 몰입해 풀어낸 에너지는 같은 시대를 사는 예술인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것들을 모아 교류하며 시너지를 내고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다. 과거 윤이상과 백남준이 같은 시대를 살며 좋은 선진 문화를 개척하고 좋은 미래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 새로운 생각, 창의적인 생각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야하는 세상에 살고있다. 결과가 좋으려면 과정의 서사가 설득력 있어야 하고 좋은 것은 함께 소통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차분한 가운데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떠한 일을 하기 전에 침묵으로 생각하기를 즐기고, 주위의 좋은 조각들을 발견해 나와 내 주변을 이롭게 하며 좋은 영향력을 갖는 우리가 되길 바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