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동에 있는 식당은 대부분 생긴 지 굉장히 오래됐어요. 1960년대부터 주인이 바뀌지 않은 곳도 있고요. '이렇게 오래된 골목을 시작으로 환경적 가치를 우선하는 골목상권 문화를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모여 상인회까지 만들게 됐어요."
지난 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의 찜갈비 전문점에서 만난 최병열(54) 동인동골목상인회장은 '동인동골목상인회'(이하 골목상인회) 결성 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골목상인회는 지난해 11월 발족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찜갈비골목 상가번영회'와 별도로 '친환경 골목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이들로 구성된 상인회다. 캐치프레이즈(표어)도 '환경 사랑'으로 정했다. 참여 가게는 발족 당시 15곳에서 운영 2달 만에 30여 곳으로 2배 늘었다. 찜갈비 전문점과 횟집·고깃집, 카페, 목공소 등 업종도 다양하다.
최 회장은 "장사하는 사람은 돈을 버는 게 우선이라 환경에 대한 개념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는 잔반이 매일 수십kg씩 나온다"라며 "환경은 후손들에게 빌려 쓰는 거니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 골목이 먼저 변하면 다른 동네 상권도 점차 바뀌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골목상인회는 함께 장사한 지 오래된 이들이 모인 상권답게 끈끈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동인동 찜갈비골목은 1960, 1970년대 찜갈비 전문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먹거리 골목이다. 지난 2013년 업소들이 매출액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정기 기부하는 '착한 가게'에 집단 가입해 '전국 1호 착한 골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참여 가게는 실천하기 쉬운 방법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포장 간소화 ▷포장지 친환경 소재로 교체 ▷일회용품 사용 저감 ▷음식점 잔반 줄이기 등을 구상하고 있다. 식당 손님이 주문할 때 안 먹는 반찬을 빼 달라고 하면 음식값을 깎아 주거나 포장 봉투를 가게로 다시 가져오면 음료수 등을 덤으로 제공하는 식이다.
그는 "참여 업주들과 모여 자세한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회가 된다면 친환경을 주제로 한 동네 축제도 개최하고 싶다. 대구시 등 지자체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면 좋겠다"라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동시에 골목상권 활성화를 유도해 지역 발전까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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