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혹한기 닥쳤다" 경보음…내년 재정 65% 상반기 집행

입력 2022-12-29 16:08:57 수정 2022-12-29 19:54:39

소비 나빠지고 주력 업종 업황도 크게 악화…경기동행지수도 하락
추경호 "내년 예산 1월 2일부터 집행…상반기 65% 이상 추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경제에 혹한기가 닥쳤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경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새해가 밝자마자부터 재정 집행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로 했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가 118.1(2015년=100)로 1.8% 감소,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도 101.7로 전달보다 0.7포인트(p) 내리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5.3(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0.1% 증가, 생산은 다섯 달 만에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생산은 11.0% 급감했고 반도체 가동률도 12.0% 감소하면서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을 즉시 집행해 하루라도 빨리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경제 혹한기 대응 방침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내년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극적인 경기 대응을 위해 내년도 재정은 상반기 중 역대 최고 수준인 65% 이상 신속 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과 직결되는 일자리·복지·물가 안정 사업은 중점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상세한 재정 신속 집행 계획은 다음 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러 우려가 있지만 추 부총리는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긍정적 입장도 제시했다.

이날 추 부총리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단기자금시장 대표 지표인 기업어음(CP) 금리는 최근 13일 연속 하락했으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1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내려갔다.

1달러값이 1천4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도 1천200원대 중후반까지 하락, 원화 가치 급락세도 일단 멈추는 추세다.

추 부총리는 "다만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매우 어렵고,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향후 주요국의 물가나 통화 긴축 속도, 경기 둔화 흐름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또 "공정과 혁신의 가치를 조화롭게 고려해 디지털 플랫폼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는 "플랫폼과 이용자·종사자 간 갈등은 변화가 빠른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해 일률적 규제보다는 이해 당사자 간 시장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입점업체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와 함께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피해 방지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집행 기준을 보완하는 한편, 앱마켓의 인앱 결제 강제나 경쟁 플랫폼 이용 제한 등 독점력 남용에 대해서는 감시를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플랫폼 기업의 인공지능(AI) 솔루션 도입과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