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 운영에 대해 세계 각국이 폐쇄 등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는 데 비해 윤석열 정부의 대응은 너무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교부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관계 파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우리 방첩 당국은 서울의 한 중식당을 '유력 거점'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한다.
중국은 해외 비밀경찰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교민을 위한 일종의 영사 콜센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 운영을 폭로한 국제인권단체 '세이프 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본업(本業)은 '중국 반체제 인사들 강제 소환과 정보 수집'이다.
사실이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 침해다. 중국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재국 허가를 받은 외교 공관이 아닌 곳에서 영사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1963년 체결된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 위반으로, 이 역시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 침해다. 각국이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일본·이탈리아·캐나다·독일·뉴질랜드 등 10개국 이상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고, 네덜란드·아일랜드·체코 등은 이미 폐쇄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윤 정부는 이제 겨우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중국에 약한 모습은 이뿐만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체제 선전 거점으로 지목돼 최근 2년간 세계 각국에서 150곳이 폐쇄된 '공자학원'(孔子學院)의 경우 한국 내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 최다인 23곳이 운영 중인데도 보고만 있다. 이 중 22개가 국립 및 사립대학교 내에 있다. 한국 대학생을 친중파(親中派)로 만들려는 기획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월 31일에는 미국·영국·일본·호주 등 자유 진영 50개국이 참여한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중국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규탄 성명에도 윤 정부는 불참했다. 인권·자유·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외교를 추구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 내내 굴중(屈中)으로 일관했다. 국민은 윤 정부가 이를 되돌릴 것으로 기대했다. 윤 정부의 행동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윤 정부의 당당한 대중(對中)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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