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밀가루 붕어빵 원재료 가격 전년 대비 급등
개당 500원→1천원까지…노점상 "부담돼"
황금 붕어빵에 시민들도 "비싸서 못 먹겠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명덕역 인근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A(80) 씨는 올 들어 팥 붕어빵 가격을 1개 당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렸다. 슈크림 붕어빵은 1개 1천원이다.
A씨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손님들이 돌아서서 그냥 가버린다"며 "반죽값, 팥 값이 다 올라서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르는 원재료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아예 장사를 접는 경우도 있다. 30년 간 동성로에서 붕어빵 장사를 해 온 B(64)씨는 "길에서 함께 장사하던 주위 가게들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일을 접고 떠난 지 오래"라고 했다.
물가 고공 행진에 서민 음식으로 대표되는 붕어빵 등 길거리 음식이 사라지고 있다. 시민들의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추억의 먹거리를 찾으려 지역 인터넷 카페나 모바일 앱을 통해 노점상 위치와 가격, 운영 시간 등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수입산 붉은팥(40kg)의 도매가격은 12일 기준 평균 27만600원이다. 평년 가격인 18만8천693원과 비교하면 43.4% 급등했다. 밀가루(대구 기준)도 지난해 12월 1일 1천390원에서 이달 7일 1천900원으로 36.7% 올랐다.
소비자들은 길거리 음식이 점차 사라지고 가격도 크게 오른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구 성내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노점상에서 붕어빵을 산 김은지(24) 씨는 "이 근처에서는 붕어빵 가게를 잘 보지 못했다"면서 "붕어빵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사 먹기 힘들 것 같다. 겨울에 길거리 음식 먹는 재미도 있는데, 가게들이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노점상 위치, 가격 정보 등을 공유하는 '붕세권(붕어빵+역세권)' 앱을 이용하거나 맘카페 등 커뮤니티를 통해 길거리 음식을 찾아다닌다.
자녀를 위해 반월당역 인근 붕어빵 노점상을 찾은 정은진(48) 씨는 "맘카페에 들어가 보면 붕어빵 파는 곳이 어디인지, 몇 시까지 하는지 공유하는 글도 있다"며 "인기가 많은데 파는 곳은 자꾸 없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일반적으로 길거리 음식점 종사자는 저소득층인데, 이들이 원자재 가격이 올라 폐업하면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거시 경제를 먼저 안정시키고 소득 분배 등 복지 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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