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교사들이 직접 탐구하며 배우는 장학활동

대구동부교육지원청, '현장 중심 장학'으로 수업 변화 시도
'개념 기반 탐구수업' 실습형 장학으로 현장 적용력 강화도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다양한 장학지도 활동을 통해 학교의 변화와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교사들이 '개념 기반 탐구학습' 실습형 장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교육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교사의 전문성, 수업 방법, 학생과의 관계 등 여러 요소들이 교육의 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수업, 생활 지도, 행정 업무 등 바쁜 일상 속에서 교사들이 수업에 투자하는 물리적 시간과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혁신 및 교사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기 위해 장학지도를 전담으로 하는 장학사(奬學士)들이 있다. 교육과정, 교육철학의 흐름에 따라 학교 현장 장학지도도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교실 혁신을 도모하는 대구동부교육지원청(동구·수성구·중구)의 장학 활동을 살펴봤다.

◆학교별 담임 장학사 지정해 지속적 지원

동부교육지원청 장학 활동은 ▷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의 긴밀한 장학 협력체제 구축으로 미래 역량교육 실현 ▷현장 맞춤형 교육활동 지원을 통한 교육 정책의 효율적 추진 및 학교 교육력 제고 ▷학교구성원의 참여와 자율적 학습, 협력적 연구를 통한 교원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대구의 경우 '담임 장학사' 제도를 통해 1개교 1장학사 매칭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담임 장학사 제도는 담임 교사가 담당 학급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듯이 학교별 장학사가 담당 학교를 밀착 지원하는 장학 모델이다.

동부교육지원청 소속 국·공·사립 초등학교는 총 77개이고 초등 장학사 7명이 학교 8~12곳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담임 장학사는 학기별 1회 이상 학교를 방문해 전일 또는 반일제로 장학 활동을 운영한다. 교원 면담을 통해 학교의 현황 파악 후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수업 참관, 교육 정책 안내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교사가 수업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많은 고민들을 함께 나누며 교사의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장학 활동의 우수사례를 발굴해 공유함으로써 보다 많은 교사들이 교육과정, 수업, 평가에서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3월부터 '학교의 변화와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 방향 개선'을 주제로 전문학습공동체를 운영해 왔고, 교장·교감을 강사로 초청해 '현장에서 바라는 장학의 방향과 장학사의 역할'에 대한 장학 역량 강화 워크숍을 진행해 장학지도의 방향성을 점검했다.

4월에는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교육국장과 함께 '장학 사전 협의회'를 개최해 올해 교육 정책의 방향 및 학교별 특성에 맞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타 시도의 우수학교를 방문해 학교 문화를 탐색하며 효과적인 장학 방안을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다양한 장학지도 활동을 통해 학교의 변화와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교사들이 '개념 기반 탐구학습' 실습형 장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동부교육지원청은 다양한 장학지도 활동을 통해 학교의 변화와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교사들이 '개념 기반 탐구학습' 실습형 장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사 실습형 장학 통해 현장 적용력 높여

동부교육지원청은 올해부터 일반 강의식 연수를 넘어 교사들이 직접 참여하는 '개념 기반 탐구학습' 형태의 장학을 통해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개념 기반 탐구학습은 단순한 지식 암기를 넘어 학생들이 개념을 기반으로 사고·탐구함으로써 학습을 스스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 2024년부터 초등 교육과정, 2025년부터 중·고등 교육과정에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도 개념 기반 탐구학습이다.

동부교육지원청은 개념 기반 탐구학습이 점차 중요해지는 학습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바칼로레아(IB) 학교, 대구 미래학교 이외에 일반 학교에서는 아직 적용이 더딘 실정이라는 현장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장학사들은 교사들이 실제 개념 기반 탐구학습을 직접 체험해 보면 학생 중심의 수업 설계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수업 시연 자료를 제작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일까?'와 같은 성인 학습자인 교사의 관점에서 실생활 중심 주제들을 설계했다. 특정 학년, 특정 과목으로 수업을 시연하면 해당 학년, 전공이 아닌 교사들은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개념 기반 탐구학습의 진행 방식에 따라 ▷개념 탐구 ▷핵심 아이디어 도출 ▷전이 ▷성찰을 통한 심화 등의 단계로 직접 탐구형 수업을 체험했다.

먼저 교통, 일자리, 학군, 인프라 등 집값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부동산 입지(개념 탐구)에 대해 조사했고, '대구 부동산 가격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학군'이라는 결론(핵심 아이디어)을 도출했다. 이어 '수도권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교통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입지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등 다양한 상황에 응용(전이)하며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을 거쳤다.

수업 시연 장학에 참여한 오연정 효목초 교사는 "내가 학생의 입장으로 개념 기반 탐구학습에 직접 참여해 보니 그동안 모호했던 개념이 명확해졌다"며 "실생활 중심의 사례와 간결한 설명으로 이해가 쉬웠고 교실에서 얼른 적용해 보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부교육지원청은 2학기부터 학교와 교사의 요구를 반영해 ▷개념 기반 탐구학습의 기본 설계 과정 ▷심화 설계 과정 투트랙으로 좀 더 세밀하고 촘촘한 수업 중심의 장학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의주 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이번 장학은 교사들이 개념 기반 탐구학습을 수업에 적용해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학교와 긴밀히 협력해 교실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