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위기의 벤투호…‘카잔의 기적’처럼 통쾌한 반전 만들까

입력 2022-12-01 05:46:41 수정 2022-12-01 17:36:10

절박한 한국, 전력 가동한 포르투갈과 맞대결
페르난드스·호날두 등 세계적인 공격진 포진…수비에 무게 두고 맞서야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이강인이 공을 따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이강인이 공을 따내고 있다. 연합뉴스

4년 전 전 국민을 들썩이게 했던 '카잔의 기적'이 다시 재현될 수 있을까.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전에서 독일을 쓰러트린 한국이 벼랑 끝에서 포르투갈과 만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과 맞붙는다.

이날 포르투갈은 최상의 전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한국에 발목을 잡힌다면 조 2위로 떨어져 G조 1위인 브라질과 맞붙을 수도 있기 때문. 높은 곳을 바라보는 포르투갈은 '이변의 희생자'가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포르투갈의 키 플레이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브루누 페르난드스다.

손흥민의 롤모델로 알려진 호날두는 A매치 193경기에서 118골을 기록한, 포르투갈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10년대,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37살의 나이로 전성기가 지난 호날두지만, 동물적인 골 결정력은 여전히 큰 위협이다. 득점을 향한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월드컵 통산 9골을 넣은 포르투갈의 전설 에우제비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페르난드스는 호날두보다 더 경계해야 할 선수다. 이 선수는 포르투갈이 지난 예선 2경기에서 터트린 5골 중 2골을 직접 넣었고, 2골은 어시스트를 했다. 사실상 포르투갈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구사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1차전 가나전에서는 포워드 주앙 펠릭스에게 수비라인을 절묘하게 뚫는 패스를 건네줘 골에 기여했다. 직접 공격을 마무리 짓는 골 결정력도 뛰어나다. 우루과이전에서는 2골을 직접 넣은 뒤 경기 막판에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려 골대를 맞히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진을 보유한 포르투갈을 상대로 한국이 승리하려면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상대를 괴롭혀야 한다. 역습 상황에서는 간결한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치명타를 가한다면 우리가 꿈꾸던 '반전 드라마'가 쓰일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거함을 무너트린 게 처음도 아니다. 한국은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썼던 기억이 있다. 당시 2패를 기록 중이었던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놀라운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독일을 2대 0으로 제압했다.

이강인의 투입 시점도 반전을 만들 수 있는 변수다.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은 물론 정확한 크로스까지 장착한 그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특급 조커'다.

앞선 1, 2차전에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짧은 시간에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가나전은 0대 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1분 만에 환상적인 크로스로 조규성의 만회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런 활약상 덕분에 일각에서는 그간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았던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의구심이 나올 정도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이강인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더 큰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발을 자주 맞춰본 선수 구성을 선호하는 벤투 감독의 특성상 선발보다는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 도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