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이유를 두고 MBC 기자가 윤 대통령의 뒤통수에 대고 "뭐가 악의적인 것인가"라고 소리치고 대통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였다.
기자가 특정 사안에 대한 판단을 놓고 논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기사(記事)로 말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MBC 기자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이 18일 도어스테핑에서 지적한 "(MBC의) 악의적 행태"는 지난 9월 말 미국 뉴욕 방문 때 MBC가 보도한 이른바 '윤 대통령 비속어 발언'을 지칭한 것이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일반인은 물론 음성 분석 전문가들도 MBC의 자막이 '사실'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자막의 '바이든'이 정말로 '바이든'인지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맥상으로도 '바이든'으로 특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들이 이렇게 헷갈린다면 MBC 취재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보도 전에 전문가들의 '확인'이나 '자문'을 구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의도적 왜곡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었다.
MBC는 이에 그치지 않고 윤 대통령의 발언 중 '이 XX'를 'fuXXers'로 번역한 해외 통신사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에 '미국 대통령에 대해 비하 표현을 쓴 데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등을 묻는 이메일도 보냈다. 이 역시 '악의적'이라는 윤 대통령의 지적이 틀렸다고 하기 어려운 행태다.
윤 대통령의 '악의적 행태'라는 지적이 부당하다면 그 이유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사실 보도'로 반박하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고 "MBC가 뭘 악의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이냐"고 소리치고 "군사정권이냐?" "반말하지 말라" 운운하며 대통령실 관계자와 설전을 벌인 것은 언론으로서 MBC의 능력과 소양을 의심하게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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